걱정 많은 남성들, 심장병·당뇨 등 위험 높아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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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세포 노화와 관련한 ‘텔로미어’ 길이 더 짧았다는 연구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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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개인의 성격이나 상황, 성장환경 등에 따라 많고 적음이 있을 뿐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설령 있다고 해도 그리 정상적인 심리 상태로 보긴 어렵다.

걱정 자체가 나쁘다곤 할 수 없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상상하면서 대비책을 강구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걱정이 과도할 때 벌어진다. 단지 정신적으로 피곤한 정도가 아니라, 실제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먼저 미국 보스턴대 의대 정신과 연구팀은 평균 연령 53세의 남성 약 1500명을 40년 동안 관찰하며, 3~5년 간격으로 혈압, 콜레스트롤 등 7가지 생물학적 위험 요인을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놀라웠다. 걱정과 불안감이 많은 남성들의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 당뇨병의 위험이 10~13% 높았던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걱정을 많이 하는 남성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걱정이 많을수록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경향이 확인됐고, 이로 인해 신체 전반의 건강 또한 악화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과도한 걱정은 여성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영여성병원 연구팀이 42~69세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걱정이 많은 여성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경향이 발견됐던 것이다. 텔로미어란, 염색체 끝부분에서 유전물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 입자로서, 갈수록 짧아져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도한 걱정이 해롭다면,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일단 걱정이나 불안은 성격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원인과 양상, 수준이 전부 다르다. 개인별로 효과적인 대처 방법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걱정이나 불안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지체없이 정신의학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병원을 방문할 수준은 아니라면, 꾸준한 운동이 불안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당장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설거지, 빨래 개기처럼 집안일을 하는 것도 좋다. 미래 걱정에만 매몰된 정신을 환기시키고, 현재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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