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주식 15만원에 공개매수”…하이브에 반격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3.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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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월7~26일 공개매수 진행…35% 확보 계획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7일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SM의 일반 주주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최대 35%까지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SM의 일반 주주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최대 35%까지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하이브를 제치고 SM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법원이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의 굳히기로 흘러가던 SM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참패로 끝난 이튿날인 7일 카카오가 고심하던 공개매수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는 7일 SM 주식 833만3641일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지난 6일 밤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 지분 확보를 위해 각각 절반씩 최대 1조2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매수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 6일 SM 종가(13만100원)보다 15.3% 높다.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매수에서 제시했던 주당 12만원보다는 25% 높은 가격이다. 목표 물량은 전체 SM 발행주식 총수의 35%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SM 지분 70.53%는 소액(일반) 주주들이 갖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각각 17.5%씩 나눠가진다는 복안이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성공한다면 카카오는 40%에 달하는 SM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전 SM 총괄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15.78%를 확보했다. 의결권을 위임받은 이 전 총괄의 잔여 지분 3.65%를 포함하면 총 19.43%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현재 SM 지분율은 각각 3.28%와 1.63%이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란 반격에 나선 건 지난 6일 끝난 하이브의 SM 지분 25%에 대한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가 1%에도 못 미친 0.98%란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끝나자마자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이미 이달 초 법원이 이 전 SM 총괄이 신청한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를 인용했을 당시 쥐고 있던 공개매수란 패를 꺼내기로 결정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가 SM 경영권 인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카카오엔터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SM을 꼭 품어야해서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5년 웹툰·웹소설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수의 영화·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음악 레이블을 인수하며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로 발돋움했다. 이제 해외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SM이 음악산업에서 가진 지식재산권(IP)이란 경쟁력이 꼭 필요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탄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15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8975억원의 자금이 카카오로 납입 완료됐다. 나머지 자금은 7월에 납입될 예정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4조5552억원에 달한다.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면 대형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조달하는 방법도 있다.

카카오 측은 "이번 공개매수의 목적은 공개매수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대상회사가 보유한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쉽을 공고히 해 원활한 사업협력을 통한 K-POP(케이팝)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공시에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하이브가 재차 공개매수를 단행할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회사 및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최대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상황이다. SM 주주총회까지 25여일을 앞두고 SM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쩐의 전쟁을 본격화 할 가능성이 낮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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