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현 힘 싣기” vs “反윤핵관 표심 자극”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결과 발표 직전까지 후보 간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며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분위기다. 하이라이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등판’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에 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7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화합’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낸다. 전당대회 투표는 이날까지만 이뤄지는 탓에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못하지만, 윤 대통령의 등장 예고 자체가 당심을 결집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게 중론이다. 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의 출격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尹대통령이 뜬다”…미리보는 與 전당대회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일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3~4분가량 축사를 한다. 당권 레이스 중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으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졌던 것을 고려해 메시지의 핵심은 ‘원 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결과는 윤 대통령의 축사 이후 1시간 여 흐른 4시45분께 발표된다. 윤 대통령은 결과 발표를 보지 않고 인사말을 한 뒤 퇴장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 예고는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처음 알려졌다. 통상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경호 상 이유로 비밀에 부쳐지는 게 관례지만, 이번엔 대통령실에서 미리 밝혔다. 사실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예견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에 꼭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서다. 때문에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전대 참석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의 2016년(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당선) 전당대회 출석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15분가량 축사를 한 뒤 전당대회장을 크게 한 바퀴 걸으며 당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尹대통령의 등판…朴처럼 체면 구길까 尹心 굳힐까
관건은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다.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지만, 전당대회 내내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이 불거진 만큼 각종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후보들도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을 지지층 결집용으로 적극 활용하는 기류다. 특히 친윤(친윤석열)계 후보들은 윤 대통령의 ‘지원 사격’이라며 공공연하게 홍보하고 있다.
친윤계에선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윤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당원들의 표심을 결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친윤계 후보인 김기현 후보로 표심이 압도적으로 쏠릴 것이란 예측이다. 김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안정적 리더십을 바라는 당원들의 열망이 현장에서 느껴지고 있다”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투표율 역시 당원들의 결집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선례를 보면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꼭 당원 결집을 불러일으킨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전당대회 때에도 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으나, 결과는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인 김무성 후보의 당선이었다. 당시에도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후보와 비박계 김 후보 사이에서 ‘윤심(尹心) 논란’과 비슷한 이른바 ‘진박(眞朴)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을 두고 “박 전 대통령이 체면을 구겼다”는 반응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전대 막판 불거진 ‘대통령실 선거개입’ 논란…당권 ‘시계제로’
다른 맹점도 남아있다. 전당대회 막판에 불거진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다. 일부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카카오톡 단톡방 등 SNS에서 김 후보 지지 성격의 홍보물을 조직적으로 퍼뜨렸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를 두고 안철수‧천하람 등 경쟁 후보들은 “명백한 공무원법 위반”이라며 대통령실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의혹은 법적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안 후보 측은 이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사건이 비화할 경우,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조기 퇴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천하람 후보 측은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서 “대통령실 전당대회 의혹이 사실이면 김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비대위행 특급 열차를 타게 될 것”이라며 “김 후보가 결국 사퇴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런 국면에서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윤계 후보들은 ‘윤심 논란’이 불거질수록 ‘반(反)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표심 결집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와 천 후보 측은 저마다 ‘안풍(安風)’과 ‘천풍(千風)’을 언급하며, 높은 투표율이 반윤핵관 표심 결집의 방증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국힘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까지 마지막 ARS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4~5일 모바일 투표와 6~7일 모바일 투표에 응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투표 합산 투표율은 53.13%(83만7236명 중 44만4833명)로, 역대 최고치였다.
최종 결과는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당 지도부는 100% 책임당원 투표로 선출하고, 당 대표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결선투표에서 승자를 가린다. 결선투표에 가게 될 경우 오는 9일 결선 토론회와 10~11일 모바일·ARS투표를 거쳐, 12일 최종 당 대표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