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알면, 세상이 반갑다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1 14:05
  • 호수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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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을 버전업한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가 2011년 출간한 전작 《회복 탄력성》은 많은 이의 공감을 받으면서, 이 시대를 읽는 생존 및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물론 그사이에 다양하고 강력한 신개념이나 기술들이 생겨났다. 어떻게 보면 데카르트 시대 같은데, 개념은 양자역학을 능가하는 듯 보였다. 최근에는 특이한 이름으로 다가온 챗GPT가 우리를 파고든다. 전기가 발명돼 세상을 바꾼 것에 비견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챗GPT에 창작 영역까지 넘기고 나면 인간은 무엇을 하지’라는 의문조차 든다. 그것이 결국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위축된 사람은 자존감을 잃기 마련이다. 이런 가운데 저자가 다시 들고 온 《내면소통》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회복 탄력성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나 집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에서 온다. 몸과 마음의 모든 병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이것을 이겨내는 마음근력의 핵심은 모든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일이다.”

내면소통│김주환 지음│인플루엔셜 펴냄│768쪽│3만3000원
내면소통│김주환 지음│인플루엔셜 펴냄│768쪽│3만3000원

“불굴의 의지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두툼한 책을 통해 저자는 그 방법을 상세하게 풀어준다.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마음근육, 내면소통, 명상이다. 내면소통과 명상은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를 연결시켜주는 주체인 배경자아를 인지하고 단련하는 것이다. 천천히 호흡하며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면 감각 정보가 언어로 승화하며 사회적 톱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 이 역시 쉽게 나온 것은 아니다. 《회복 탄력성》이 많은 공감을 받으면서, 다음 버전이 필요했고, 각고의 노력으로 이번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10년간 과학적인 명상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제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명상은 최첨단 뇌과학과 물리학에 기반해 통섭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수많은 전통 명상 기업을 두루 섭렵하고, 그 효과를 철저하게 뇌과학적 관점에서 고찰해 편도체 안정화를 위한 훈련과 전전두피질 신경망 활성화를 위한 훈련으로 체계화한 것이 내면소통 명상이다.”

소통의 핵심은 3가지다. 나 자신과의 소통 능력인 자기조절력, 타인과의 소통 능력인 대인관계력, 세상과의 소통 능력인 자기동기력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이 세 가지가 없다면 발전할 수 없다. 젊은 층에게도 이런 소통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우리 교육이 단순한 임금노동자를 길러내는 데 집중해온 기존 패러다임을 깨고 비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면, 새로운 세상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자가 현장에서 자신의 기획을 실행해 봤다는 점은 놀랍다. 프로야구팀 NC 다이노스의 현역 선수들을 대상으로 마음근력 훈련을 실행해 경기력 향상에 일조했고, 이를 계기로 2017년부터는 연세대 야구팀의 멘털 코치로 활동하며 50% 정도의 승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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