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 경찰 소환 불응하나…참고인 조사 일정 ‘미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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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 영상 저장된 하드디스크 분석 착수
역술가 천공 ⓒ유튜브 정법시대 캡쳐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받는 역술인 천공 ⓒ유튜브 정법시대 캡쳐

경찰이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에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경찰은 의혹 규명의 핵심 단서인 폐쇄회로(CC)TV 영상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분석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일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CCTV 영상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 분석 작업을 통해 천공이 실제로 공관에 들렀는지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다만, 해당 하드디스크 용량이 방대하고 파일이 많아 천공의 관저 방문 의혹을 규명할 핵심 파일 추출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천공이 육참총장 공관을 방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3월을 중심으로 핵심 파일을 추출한 뒤 포렌식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육참총장 공관 CCTV 영상은 이미 삭제됐지만, 당시 영상이 저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 존재를 대통령실 경호처 협조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증거물 분석과 동시에 천공을 상대로 의혹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을 확정하자 못했다고 밝혔다. 천공은 이번 의혹의 핵심 당사자지만, 조사 거부권이 있는 참고인 신분이어서 경찰 소환에 불응하더라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앞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새 대통령 관저를 정하던 지난해 3월 천공이 윤석열 당시 당선인 측 관계자들과 함께 한남동 육참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답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며 김 전 의원과 부 전 대변인, 최초 보도한 언론사를 차례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고발 당했던 김 전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부 전 대변인에게 '천공이 공관에 왔다'는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과 목격자로 지목된 부사관 등도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국군방첩사령부는 부 전 대변인이 해당 저서를 통해 군사기밀을 유출했다며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천공 관저개입 의혹을 제기한 부 전 대변인의 저서 《권력과 안보》에 대한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부 전 대변인은 압수수색 당시 "저서에 군사기밀이 들어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압수수색에)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데 (그 의도가) '천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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