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해 분신까지 생각” 법정서 격정 발언 쏟아낸 유동규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3.0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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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10년 간 세뇌…이 대표 측, 심기 파악하려 변호사 접견 보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을 위해 산다’고 지난 10년 간 세뇌해 왔다고 밝히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을 전달한 것과 관련한 진술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관련 공판에서 “저는 지난 10년 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면서 “그 때문에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2심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패소(당선 무효형 확정)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작년 하반기 검찰에서 돌연 태도를 바꿔 이 대표 및 측근 입장에서 불리한 진술을 이어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그는 “내가 구속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김아무개 변호사가 ‘캠프 쪽에서 윗분이 보내서 왔다”며 찾아왔었다“면서 ”김 변호사는 재판에도 안 들어오고 접견만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스에 이 대표와 대장동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김 변호사가 접견을 왔다”면서 “제 변호를 하러 온 게 아니고 다른 사람에 관해 제가 아는 정보를 많이 물어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중에 보니 김 변호사는 경기도 고문 변호사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 측이 유 전 본부장의 보호나 변호보단 심경 등을 살피려는 목적에서 변호사를 붙였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읽힌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증인(유 전 본부장)이 작년 11월5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기 전 진술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며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김용 피고인에게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했다고 처음 진술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맞다”고 수긍했다.

이어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생겨난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면서 “도무지 날 생각하는 분이 아니었고 차라리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상태(세뇌 상태)에 머물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은 작년 10월 구속 만료로 석방되기 직전 전아무개 변호사에게도 연락이 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변호사는 ‘그분이 보내서 왔다’면서 자신이 승률이 높은 변호사라고 소개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이 언급한 두 변호사는 이 대표의 앞선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도 언급됐던 인물들이다. 검찰은 앞선 이 대표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변호사들이 연락을 취해왔고, 이들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00년대 분당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하던 과정에서 김 전 부원장, 정 전 실장과 친분을 쌓고 이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에 정진상이 술을 마시다가 ‘나라를 먹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업자 김만배씨 등과 공모해 업자들 측에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공사 측엔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부원장과의 공모로 대장동 관계자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받는 중이다. 다만 이날 재판엔 김 전 부원장 사건에 대한 증인 자격으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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