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이준석계의 차기 플랜은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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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저서로 전국 돌며 소통”…천하람 “지역구 열심히 관리”
‘가시밭길’ 전망도…김기현 “尹 대통령 곤란하게 한 것들 제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월20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월20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였던 이준석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들이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정치권에서 이준석계의 ‘성적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차기 플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북 콘서트까지는 안 하고 소도시를 많이 다니려고한다”며 “부산, 대구 이런 데 가면 수백 명씩 만나야 되는데 거꾸로 그만큼 개별적으로 얘기를 못 나눈다. 84개 정도 중소도시가 있다고 하는데 그 정도 규모 있는 곳들을 가서 독자들과 대화를 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당권에 도전했던 천하람 변호사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천 후보는 8일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개혁 세력을 잘 지켜내는 역할을 하겠다”며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최근 소홀했던 지역구 관리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아용인’ 중 유일한 현역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주장한 ‘이준석·유승민발(發) 보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허 의원은 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다. 자유가 있으려면 포용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가 어떤 본모습을 잃지 않는 한은 그런 일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허 의원은 새 지도부에 공정한 공천도 함께 촉구했다. 허 의원은 “공직후보자로 나오려면 낙하산으로 다른 사람 10년 농사를 빼앗을 수는 없다”며 “그런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했었는데 이번 지도부가 당연히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아주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 내정됐지만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탈락한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수진 “이준석계는 안 돼”…김재원 “추방해야”

다만 이들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미 이준석계를 향해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만나 “당이 정비가 안 돼 있다 보니까 대통령께서 일하시는 데 곤란한 점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나”라며 “그런 것들을 다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당대회에서 ‘반윤’ 이미지를 강조한 이준석계를 겨냥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각을 세웠던 후보 진영과는 화합을 이뤄야 하겠다”면서도 “이준석 계열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준석계를 ‘저질 공세’와 ‘내부 총질’을 일삼는 무리라고 규정하며 “이 전 대표의 ‘엄석대 권력’을 틈타서 대리인으로 나선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먼저다”라고 일갈했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천아용인’ 후보들을 향해 “4명의 후보자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그저 싸워서 비난하고 공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태도를 가졌었다”며 “(당원들이) 이런 비정상적 행위를 이제는 이 당에서 영구 추방해야 된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몰아세웠다.

특히 일각에선 이준석계 후보들의 내년 총선 공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이 전 대표나 천하람 후보 같은 사람들은 너무 나가버렸다. 반윤석열을 너무 외쳐버렸다”며 “과연 이분들에게 공천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저는 부정적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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