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집값 더 떨어진다…금융시스템도 불안”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3.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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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등 여파로 주택가격 하락세 이어질 것”
“부동산 PF 구조조정 지연 땐 비용 확대 우려”
5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부동산 매물 관련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심화할 경우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은이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3월) 중 '최근 부동산 부문 관련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한은은 높아진 금리 수준과 주택가격 하락 기대, 주택경기 순환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주택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은은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높은 지속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 기대 심리가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주택 가격이 큰 폭 오른 뒤 현재까지 소득 등 경제 여건과 여전히 괴리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중반 이후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주택 가격이 소득이나 사용 가치 등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매매 및 전세가격의 동반 하락에도 주목했다. 주택경기 둔화 및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 축소)의 심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전세 수요 위축으로 매매·전세가격의 동반 하락과 전세가율의 하향 추세가 최근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한은은 임대인들이 호황기에 누적된 갭투자 주택 물량 매도에 나설 경우 주택가격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매 가격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임대보증금보다 낮아질 경우 임차인들의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액)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향후 경기 부진 심화 시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분양시장의 경우 사업 초기 사업장은 고금리 부담, 공사원가 상승, 금융기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 기피 등으로 일부 지연 및 중단이 불가피하며, 완공 전 사업장도 미분양 재고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로 인해 중소 건설업체의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장 종합건설사 주가에 내재된 예상 부도 확률이 상승해 건설업체 재무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

금융권별 평가를 보면 주택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은행은 대출 연체율 상승과 디레버리징 압력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부동산 PF 관련 고위험 익스포저와 아파트 외 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향후 고위험 PF 사업장의 부실로 인해 신용 리스크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한은은 "은행은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 경계감 확산과 금융불안을 미연에 방지하지 위해 한계 부문을 조기 식별해 정리를 유도하고, 거래상대방 위험을 낮추는 것이 긴요하다"며 "부동산 PF 금융은 구조조정이 지연될수록 관련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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