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무회의 격주로 열겠다” 말했던 윤 대통령, 3번에 그쳐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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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정부·여당에서 뚜렷한 충청 대상 정책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
민주당 세종시당 “현재까지 정책 의지를 확인할 방법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22년 3월3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역 인근에서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22년 3월3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역 인근에서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에 입문한 뒤 세종시를 네 번째 방문한다. 정권교체를 통해 신행정수도에서 신자를 빼고 ‘행정수도’를 반드시 완성하겠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해 3월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던진 공약이 충청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윤 후보가 내세운 ‘세종 7대 공약’이다. 윤 후보는 “국회 세종의사당의 개원과 청와대 제2 집무실 설치, 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 충청내륙철도 등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중원 공략’에 힘입어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는 세종을 제외한 3개 시도에서 모두 우세했다.

그러나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난 후 정부·여당에서 뚜렷한 충청 대상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신청사) 대통령 임시 집무실 입주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해 8월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 부지를 찾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저희를 믿어달라.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세종시 이전이 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권성동 당시 대표 직무대행)고 밝혔다. 이 자리에 동행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대통령께서 저희한테 당부한 것은 세종의사당보다 늦지 않게”라고 말했다.

대통령 임시 집무실 설치는 ‘행정수도 세종’ 이행에 있어 상징적 조치다. 하지만 정부는 집무실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부 세종청사 가운데 위치한 중앙동은 4만3000㎡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5층 연면적 12만5000㎡ 규모로 완공 단계다. 중앙동에는 대통령실이 빠지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처가 들어간다. 

특히 정부는 올해 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토지매입비를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고, 국회 예산 심의에서 야당 주도로 350억을 증액했다. 이 역시 국회 규칙 제정이 늦어지면서 건립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윤 대통령이 격주로 열겠다고 약속한 세종시 국무회의도 지금까지 3번에 그치고 있다. 대전과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 이후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이전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역에선 ‘충청의 아들 성과를 보여달라’는 민원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도 지난해 대선 이후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주차 41.0%였던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6월 5주차에 46.4%로 정점을 찍은 뒤 40.5%(7월)→39.8%(8월)→35.3%(9월)→37.3%(10월)→42.3%(11월)→40.4%(12월)→39.0%(2023년 1월) 등 하락세다. 이 가운데 당 지도부가 당원투표 70%와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던 전당대회 규칙을 당원투표 100%로 바꾸면서 올해 2월 4주차 지지율은 43.9%로 회복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용 행정수도 완성’ 공약이 다시 재현됐다는 격한 반응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수도 세종을 매듭짓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이날 윤 대통령 당선 1주년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의지 천명으로 세종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도시, 지속가능한 모범도시로 거듭 태어날 것을 기대해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를 통해 세종시에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와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지원, 신산업 혁신 미래도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완성, 지방주도적 지역발전모델과 선도적 분권 모델 등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정책 의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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