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前비서실장 사망…“김성태 대리조문 보도로 스트레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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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지내
‘성남FC 의혹’ 관련 檢조사 받아…유족 유서 공개 거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성남시 수정구 자택 앞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성남시 수정구 자택 앞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전씨는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모친상 조문과 관련해 여러 차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심경에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각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 대표 측근 또는 관계자의 극단적 선택은 전씨를 포함해 총 5명이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 퇴직을 전후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검찰은 전씨의 퇴사 시점을 전후로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집중 수사하고 있었고, 전씨도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는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전씨의 유족은 "(전씨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전씨가)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씨는 지난 1월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해당 진술이 있은 후 '이재명 측근, 김성태 모친상 대리조문' 등 내용으로 언론에 집중 보도됐는데 이후 전씨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 유족 측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유서가 발견됐다. 그러나 유족은 유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전씨에게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검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45분께 경기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전씨가 숨져 있는 것을 그의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전씨 아내는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 개방한 뒤 숨져 있는 전씨를 발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수사 중인 이 대표 혐의와 관련해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5번째다.

2021년 12월10일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모 씨의 지인인 40대가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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