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러시아 ‘핵 위협’…“전술핵, 벨라루스-나토국가 국경 근처에 배치”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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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주재 러 대사 “‘연합국가’ 안보력 높일 것”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경과 가까운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며 핵 위협 수위를 높였다.

타스·AP통신 등에 따르면, 보리스 그리즐로프 벨라루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2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가 ‘연합국가’의 서부 국경 쪽으로 전진 배치될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안보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며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벨라루스는 서쪽으로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의 나토 회원국들과 1250㎞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핵무기가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배치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리즐로프 대사는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튀르키예(터키) 등의 유럽 국가들에 미국 핵무기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우리는 (러-벨라루스) 연합국가의 안보를 강화할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벨라루스 내 핵무기 배치는 유럽과 미국의 반발에 상관없이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면서 “벨라루스는 법률화된 연합국가의 영토이며, 미국이 자체 핵무기를 배치한 다른 나라들의 영토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동맹국에 배치해 왔다면서 러시아 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가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7월1일까지 (벨라루스 내) 핵무기 저장시설을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1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전술핵뿐 아니라 일부 러시아 전략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될 수 있다고 밝혀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술핵은 전투 지휘부나 전차 군단을 파괴하는 등 사용 영역이 제한된 반면, 전략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수준의 위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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