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독자가 준 석고상 ‘폭발’…‘친 푸틴’ 러 군사블로거 사망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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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출신 ‘우크라 침공 지지’ 유명 인사
카페서 독자가 건넨 석고상 강한 폭발, 20명 중태
2일(현지 시각) 폭발이 일어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市)의 한 카페에서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2일(현지 시각) 폭발이 일어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市)의 한 카페에서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유명 군사 블로거가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친 푸틴’ 성향의 이 블로거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해 왔다.

타스·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각)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의 한 카페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

강한 위력의 TNT 폭약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폭발 사고로 러시아 군사 블로거 블라들랜 타타르스키가 숨졌다. 당시 카페에 있던 약 30명도 부상했으며, 카페 건물은 유리가 모두 부서지는 등 크게 파손됐다. 부상자 가운데 20여 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상당수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타스통신에 TNT 200g 규모의 폭발물이 터지면서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실제 이름이 막심 포민인 타타르스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출신으로 알려졌다. 50만 명 이상의 독자를 거느린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며, 최근까지 러시아군의 작전과 인사 등에 대한 논평을 써왔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타타르스키의 사망을 사고사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타스통신은 타타르스키가 이날 카페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을 때 한 여성이 그의 모습을 형상화한 반신 석고상을 선물했다며, 폭발물이 이 석고상 안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카페에 있던 한 목격자도 타타르스키가 선물로 받은 석고상을 살펴보고 탁자에 놓은 지 몇 분 지나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타타르스키 살해 용의자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는 26세 여성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이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타타르스키의 이름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들고 애도를 표했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중심지의 행정부 건물을 점령했다며 “(바흐무트) 시청과 도시 중심지를 점령한 부대 지휘관들이 그곳에 이 국기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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