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막을 방법 있다. 尹정부가 안 할 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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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日 출국 앞둔 양이원영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저지대응단’ 간사
“국제기구에 잠정조치 신청 시 방류 중단…정부 의지 없어”
“작은 섬나라도 가진 데이터 우리만 없어…답답해서 직접 간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는 6일 일본 후쿠시마 현지로 출국하는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저지대응단’ 간사 양이원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오염수 관련한 기본적인 데이터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며 “일본의 방류 시점이 다가오는 답답하고 조급한 상황에서 일본에 직접 갈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이 의원은 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막을 의지가 없다고 재차 지적했다. 양이 의원은 “지금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당장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오염수 방류를 일단 중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매번 우리 국민을 향해 면피용 발언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방문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당은 지난해 9월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비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 기간 일본 대사관은 우리 측의 수차례 면담 요청에도 만나주지 않았다. 국회 상임위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거듭 질의를 했지만 어떤 답변도 얻을 수 없었다. 더는 국내에서 상황 파악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본이 예고한 오염수 방류 시점은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던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기간 오염수 논의가 거론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오염수 문제에 침묵했던 게 이래서였구나 생각했다. 대통령은 오염수 문제를 저렇게 이야기했지만 한국 국민들은 반대하고 있다는 걸 일본에 분명히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직접 눈으로 점검해야겠다 싶었다. 여러모로 일본 방문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결심이 들어 서둘렀다.”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최우선 목표는 무엇인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또 관련 데이터들을 얻어오고자 한다.”

우리 정부는 오염수 관련 데이터들을 갖고 있지 않나.

“그렇다. 그동안 정부가 오염수 관련한 어떤 데이터도 우리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당은 국내외 민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오염수 실태를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평양 연안의 아주 작은 섬나라들조차 이미 방사능 오염수의 오염 수준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 정부만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 국가와 국제적인 토론회를 진행하며 비로소 관련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코 방류를 할 만큼 안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이후 우리가 이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 정부를 향해 역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도 정부는 그저 침묵했다. 답답할 노릇이었다.”

출국에 앞서 현지와는 접촉이 잘 되고 있나.

“힘든 점이 많다. 우선 우리 국회사무처는 한쪽 당의 일을 도와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본에 있는 한국 대사관은 이미 협력할 수 없다는 얘길 반복했다. 그래서 민간 전문가들, 민간 통역사, 현지 민간 코디네이터를 통해 어렵사리 세팅하고 있다. 사실상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있다.”

일본 측에서도 응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일한의원연맹에선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염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일본 내 소수정당 의원들을 만나려 한다. 그 외에 일본 현지 어민들과 지방 의원들,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등을 만나 목소리를 청취하려 한다. 최대한 현장 가까이 가서 현안 파악을 해볼 계획이다.”

국민의힘에선 일본을 가는 것이 곧 ‘친일행위’라고 비판한다.

“정부와 여당이 오죽 아무것도 안했으면 우리 당이 일본까지 찾아가는지, 먼저 반성부터 하라는 이야기 드리고 싶다.”

대통령실에선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없을 거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간 보인 행동들을 봤을 때 허언에 불과하다. 사실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잠정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최소한 본안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방류를 중단시킬 수 있다. 이런 조치라도 하면 되는데 늘 말로만 ‘과학적 입증’을 강조한다. 데이터도 하나 없이 무슨 과학적 입증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항상 대한민국 국민을 설득하려 한다.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고자 면피용 해명만 반복한다. 그러지 말고 일본 정부를 향해 ‘방류를 중단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단호히 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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