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자석 카드로 ‘日 반도체 규제’에 반격 나설까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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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中, 희토류 자석 제조기술 수출 금지 추진”
중국산 표기의 인쇄회로기판과 중국 국기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중국산 표기의 인쇄회로기판과 중국 국기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풍력 발전용 모터 등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의 공급망을 통제하기 위해 제조 기술 수출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산업 기술의 수출 규제 품목을 담은 ‘중국 수출 규제·수출 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네오디뮴, 사마륨 코발트 자석의 제조 기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목록 개정 작업을 추진해 왔으며, 연내에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네오디뮴 자석 시장의 84%, 사마륨 코발트 자석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일본은 두 자석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10% 안팎이다. 자석은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항공기, 로봇, 휴대전화, 에어컨, 무기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중국이 희토류 자석의 제조 기술 수출 금지를 시행하면 희토류 채굴부터 물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통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석 생산업체가 없는 미국·유럽 국가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중국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해 자석 생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면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는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동력의 전기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은 자석 공급망을 장악해 성장이 예상되는 환경 분야에서 패권을 확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시진핑 정권은 자석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전략 물자로 보고 있다”며 “시 주석은 국제사회의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높이도록 지시했고, 자석 제조 기술의 수출 금지도 그 일환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의 재료가 되는 실리콘 등의 수출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앞서 4일 밤 중국 상무부는 “일본 측이 고집스럽게 중·일 반도체 산업 협력을 인위적으로 저해할 경우 중국 측은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해 자신의 합법적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달 31일 첨단 반도체 분야 2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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