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제안한 이유는?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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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동지라면 내부 공격 대신 화합…단결이 승리로 가는 길”
비명계 일각 “李가 분란 원인…화합 강요한다고 되는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 계파 갈등을 중단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하나로 나아가자는 취지에서다. 다만 비이재명(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가 ‘계파 갈등의 원인’이라며 해당 운동 동참의 저의(底意)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 설득과 경청의 힘을 믿는다”며 “우리 당 4선 의원들께서 제안해 주신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지자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 달라”며 “단결과 통합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참여하지 않은 여러 의원께서도 릴레이를 이어가 주시고, 당원과 지지자 동지들의 관심과 독려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시위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버스에 오르는 등 과격 시위를 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버스에서 내려와”라며 자제를 촉구한 것에서 유래했다. 정제된 메시지, 정제된 언행으로 ‘상대’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지 말자는 취지다.

우원식, 안규백, 정성호 의원 등 민주당 4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의원과 지지자 간 날 선 공격이 앞서 우려가 크다”며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김상희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비롯해 팬덤 정치 폐해를 완화시키는 노력을 해야하고, 1차적으로 각 정당에서 자발적으로, 자율적으로 하는게 바람직하다”며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운동이 시작되고 약 2주 정도 지나 동참 의사를 밝혔다. 최근 ‘개딸’로 불리는 강성 성향의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공격적인 언사를 이어가자 제지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가 본인을 겨냥한 ‘퇴진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해당 운동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해당 운동에 참여한 민주당 한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이는 것을 당원들이 바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이 갈라진 이유와 계기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란의 당사자가 ‘하나가 되자’고 외치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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