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비서실장 바뀔까…3수석·박진·권영세 교체 여부도 주목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0 10:05
  • 호수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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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국민의힘 동반 지지율 하락, 국면 전환용 개각 카드 만지작
“개편 시기는 5~7월 순차적으로? 이르면 4월 내 단행될 수도”

최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교체를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와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대적 인적 개편이라는 평가 속에서 리셋(reset) 수준의 대규모 개편부터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필요한 인사만 교체하는 실용적 수준의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까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권 안팎에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량급 인사가 여럿 거론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결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 이종현
조만간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와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대기 비서실장(왼쪽), 박진 외교부 장관(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 이종현

‘검찰 일색’ 비판, ‘검찰 출신’ 대규모 교체로 상쇄할 수도

우선 대통령실 내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교체 여부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교체 대상에 올라왔으며 실제 올 3월 들어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실장은 대통령실 내에서 윤 대통령이 신임하는 대표적인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이미 지난해에도 사의를 표한 적이 있으나 반려됐고, 이번에도 역시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을 붙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추후 있을 참모진 개편 대상에서 김 실장이 제외될 거라고 확신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권 안팎에선 김 실장 교체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외교라인 내에서의 여러 문제로 의전비서관과 외교비서관에 이어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교체된 것에 대해 김 실장이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사안에서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 등이 터져 나오는 등 전반적인 조정 및 대통령실을 잡음 없이 끌고 가야 할 리더십에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실장과 함께 이진복 정무수석·김은혜 홍보수석·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 3수석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수석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취임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당내에 이미 반윤(反윤석열) 세력이 부각되는 등 당·대(여당과 대통령실) 관계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야당과 단절 상태가 이어지는 등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도 있다. 아울러 이 수석은 총선 출마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김 수석과 강 수석 역시 차기 총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 스스로도 물러나길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내려놨던 성남 분당갑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현재 그 지역구를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이 이어받은 만큼 다른 지역구에 도전할 수도 있다. 강 수석은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고려하며 이미 적극적으로 지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무에서도 두 수석에 대해 교체 명분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수석은 도어스테핑 중단과 해외 순방 일정 유출, 강 수석은 지난해 8월 문건 유출과 최근 전대 개입 논란에 실책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서실장과 수석급 외에도 총선 출마 후보군이 많은 비서관급에서도 인사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진우 대통령법률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등은 꾸준히 총선 출마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비서관급에 윤 대통령의 검찰 출신 측근들이 몰려 있는데 최근 검찰 일색의 인사에 대해 여권 안팎의 경고가 지속돼온 만큼 이를 의식한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각의 변화도 주목된다. 우선 1순위 교체 대상자로 거론되는 건 박진 외교부 장관이다. 박 장관의 교체 가능성은 최근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교체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한 전 실장 교체 원인 중에는 외교부와 국가안보실의 소통 부재 문제도 포함돼 있다는 게 여권 내부의 전언이다. 역시 교체가 유력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 대해선 총선 출마는 물론 중앙정치에 대한 야망이 크다는 여권 내 관측이 나온다. 당초 권 장관은 지난 전대 당대표 출마 가능성도 진지하게 검토했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스스로도 이번 개각에 포함되길 희망하고 있을 거란 분석이다.

 

“인위적 개편은 尹 스타일 아니지만 여러 가능성 열려 있어”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총선에 차출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 장관 측에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여권 내에선 ‘원 장관 같은 무게감 있는 인사가 많이 출마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감지된다. 현재 원 장관은 서울 동작갑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그곳에 출마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는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 송파 출마설이 불거지기도 했던 한 장관은 출마한다면 차기 총선을 이끌 여권의 얼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도 최대 근로시간 69시간 논란으로 혼선을 일으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총선 출마 관측이 나오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도 교체 대상자에 올라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적 개편의 시기도 주목된다. 용산에서는 대체적으로 4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단행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취임 1주년을 맞는 5월까지 순차적으로 참모진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7월까지 개각을 단행해 윤석열 정부 2기 대통령실·내각을 완성하겠다는 게 용산의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동시에 지지율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국면 전환을 위해 인적 개편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여권에선 개편 시기나 규모는 여전히 확실히 정해진 것 없이 대폭 열려있다는 관측 역시 제기된다. 대통령실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이라는 때가 돼서 의례적으로 인적 개편을 하거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이벤트성으로 개편을 하는 식의 접근을 싫어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개편이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며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교체 수요가 쌓인 인사가 꽤 존재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언제 개편을 진행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요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4월 중에 일부 인사에 대해선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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