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홈페이지는 ‘기승전건’? ‘김건희실’ 지적 나오는 이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6 19: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령실 ‘사진뉴스’에 金 여사 사진 장수 尹대통령 능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도 ‘金 의혹 해명’ 상당 비중
박지원 “서열 1위” 노무현 전속 사진사 “제2부속실 필요”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린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네덜란드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1일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네덜란드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이 제공하는 사진들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순천만 방문 사진을 비롯해 최근 대통령실 홈페이지엔 전반적으로 김 여사와 관련한 글과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아닌 김건희실”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야권은 김 여사 실세설을 강조하고 있으며 ‘제2부속실’ 설치의 필요성도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 부부의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그 중 김 여사가 개막식에 앞서 정원을 관람하는 사진 22장을 별도로 올렸다. 곧장 온라인에선 이를 두고 여러 평가가 쏟아졌다. 마치 김 여사의 개인 화보 같다는 이야기와 함께, 같은 날 단 6장에 불과한 윤 대통령의 단독 사진과 비교하며 지나치게 김 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순천만 사진 외에도 그동안 대통령실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뉴스 속에 김 여사의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단순히 뉴스의 개수는 윤 대통령이 더 많았지만, 뉴스 별로 게재한 사진의 수는 김 여사 건이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이 단독으로 소화한 일정의 경우 대부분 10장 미만의 사진이 게재된 가운데, 김 여사의 단독 일정은 평균 20장 안팎의 사진이 고루 제공됐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 부부가 정상회담 등 일정으로 일본에 방문해 있던 지난달 16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친교 행사와 김건희‧기시다 유코 여사의 친교 행사 사진뉴스를 각각 올렸다. 윤 대통령 뉴스엔 3장, 김건희씨 뉴스엔 23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함께 움직인 일정은 부부가 함께 찍힌 사진이 주를 이뤘다. 이들 중 김 여사가 중심에 서 있거나 김 여사로 포커싱이 된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김 여사가 전면에서 악수를 나누고 정작 그 뒤에 선 윤 대통령은 희미하게 찍혀 있는 사진도 포착됐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속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해명‧정정’ 코너에도 김 여사의 지분이 상당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올라온 35건의 글 중 7건, 즉 5건 중 1건이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반박에 해당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와 야권의 비판이 활발하던 올해 초엔 사흘에 하나 꼴로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흐름에 야권을 중심으로 ‘김건희 실세설’에 더욱 불이 붙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불균형한 사진 비중은 김 여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추측하며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는 김건희 여사”라고 지적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사였던 장철영 행정사는 5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3월 한 달 간 사진) 장수로 따지면 대통령은 37%, 김건희 여사는 28.9%, 부부가 나온 건 33.7%”이라며 “결국 김 여사가 대통령실 전체같이 나온 것이 60%가 넘는다. 이건 대통령실이 아니라 김건희실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사님 사진을 이렇게 많이 올릴 생각이라면 제2부속실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