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협상 촉구’ 시진핑-마크롱…“구체적 해법 제시 없었다”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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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무기 제공 말라” 요구에 시 주석 “내 전쟁이 아니다”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평화협상 개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에 대한 언급은 없어 ‘알맹이 없이 선언적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두 나라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양측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서 두 정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조기에 평화협상을 할 것을 촉구하고, 핵무기 사용에 반대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이 평화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러시아가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데 중국-러시아의 밀접한 관계를 활용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가 이성을 되찾게 하고, 모두를 협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있어 당신(시 주석)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안다”며 중국의 중재 역할에 기대를 드러냈다.

이에 시 주석은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가 사용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핵전쟁 가능성을 시사하며 서방을 위협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나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 의혹을 받는 러시아군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을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모두 모호하게 남겨졌다는 점이 문제로 남았다.

NYT는 시 주석이 마크롱의 요청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지 불투명하다면서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시점도 확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작년 4월을 마지막으로 평화협상을 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 주석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면서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시 주석은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아직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시 주석은 조건과 시간이 적절할 때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야기하겠다고 재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시 주석이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시 주석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시 주석은 ‘모든 측’이 ‘합리적인 안보상 우려’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보여온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하자, 시 주석은 이 전쟁은 자신의 전쟁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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