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한국사 시험 ‘오타 논란’ 일파만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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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전’이 ‘응진전’으로…인사처 “이의 반영해 17일 정답 확정”
이인호 인사혁신처 차장(오른쪽)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 학교를 찾아 시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호 인사혁신처 차장(오른쪽)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 학교를 찾아 시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실시된 ‘국가직공무원 9급 공채 한국사 시험’이 ‘부실 출제’ 논란에 휘말렸다. 문제의 보기 중 오타가 발생하면서다. 일부 문항은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수험생들로부터 복수정답을 인정해달라는 이의 제기가 빗발치는 모습이다.

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한국사 시험 8번으로 ‘고려시대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의도된 정답은 2번 선지의 ‘월정사 팔각 9층 석탑은 원의 석탑을 모방하여 제작하였다’이다. 월정사 팔각 9층 석탑은 원나라가 아닌 송나라의 석탑을 모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번 선지에서 황해도 사리원 성불사에 있는 다포(多包)양식 건물 ‘응진전’(應眞殿)을 ‘웅진전’으로 잘못 쓴 오타가 발생했다. ‘웅진전’이 실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1번도 옳지 않은 답이 된 셈이다. 이에 수험생 수십 여 명이 이 문제의 1번 선지도 복수정답으로 인정해달라는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2번만을 정답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과목의 13번 문항에도 복수정답 논란이 일고 있다. 13번은 ‘밑줄 친 ‘나’가 집권하여 추진한 사실로 옳은 것’을 물었다. 여기서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유추할 수 있다.

출제위원은 선지 4번 ‘베트남 파병에 필요한 조건을 명시한 브라운 각서를 체결하였다’를 정답으로 제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1963년)를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이 선지 1번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였다’도 정답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군정이 시작된 5·16 군사 정변(1961년) 이후를 ‘집권’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인사처는 오는 11일 오후 6시까지 이의 제기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목별 선정위원과 전문가들이 모인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오는 17일 오후 6시에 확정 정답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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