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비상장사 동원한 장남 승계 작업 박차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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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생 구성모씨 후계자 지목…고려디앤엘 승계 핵심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성모씨가 그룹 지주사인 LF 지분율을 8.65%까지 끌어올리며 2대 주주에 올랐다. ⓒLF 제공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성모씨가 그룹 지주사인 LF 지분율을 8.65%까지 끌어올리며 2대 주주에 올랐다. ⓒLF 제공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비상장사를 동원, 그룹 지주사 지분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LF가(家)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993년생인 성모씨는 최근 LF 직·간접 지분율을 8.65%까지 끌어올리며 2대 주주에 올랐다. LF는 LF푸드와 LF패션, LF코프, 라푸마코리아, 코람코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내 지주사다.

개별 주주 기준 LF의 최대주주는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인 구본걸 회장(19.11%)이다. 이어 차남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과 고려디앤엘(7.47%), 삼남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 5.84%, 장녀 이은영씨(2.22%) 등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이은영씨는 이씨 성을 가진 재미동포와 현지에서 결혼해 성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모씨의 개인 지분율은 1.18%로 다섯 번째다. 그는 고려디앤엘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LF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7월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된 조경공사 및 관리 회사다.

인적분할 당시 LF네트웍스는 보유 중이던 LF 주식 180만6000주(6.18%) 전량을 고려디앤엘에 넘겼다. 이후 성모 씨가 고려디앤엘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91.58%)에 올랐다. 나머지 8.42%는 구본걸 회장의 장녀 구민정씨가 사들였다.

그 직후 고려디앤엘은 LF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이를 통해 고려디앤엘은 LF 지분율을 7.47%까지 끌어올렸다. 그 결과 성모씨의 LF 직·간접 보유 지분율도 8.65%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성모씨가 고려디앤엘을 통해 LF 지분 확보에 나선 배경이 상속·증여세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일 성모씨가 구본걸 회장으로부터 LF 지분 7.47%를 증여받았다면 최대주주 프리미엄을 포함해 200억원 이상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성모씨가 자본총계가 90억원에 불과한 고려디앤엘을 인수한 뒤 이 회사를 통해 LF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자금 부담을 크게 덜어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고려디앤엘에 LF그룹과 범LG가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올린 매출을 LF 지분 확보 등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LF 관계자는 “모든 과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공시된 사항 외에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조경공사·조경관리·원예판매 등의 사업으로 영위하는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25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억7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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