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강풍 부는데도 대기질은 ‘최악’…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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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 북쪽 찬바람 타고 유입
예년보다 낮은 강수량에 올해 황사 잦을 전망
중국 베이징에 황사 황색경보가 내려진 11일 한 시민이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이번 황사는 올해 들어 다섯번째로 규모가 크다. ⓒ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황사 황색경보가 내려진 11일 한 시민이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이번 황사는 올해 들어 다섯번째로 규모가 크다. ⓒ AP·연합뉴스

12일 한반도 전역 상공이 누렇게 변했다. 전국 17개 시‧도엔 황사 위기경보가 발령됐다. 통상 비가 그친 뒤 바람이 많이 불면 공기가 깨끗해지기 마련인데, 전날 봄비가 내린 이후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도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나빠졌다. 무슨 일일까.

환경부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미세먼지(PM10) 시간당 평균농도가 300㎍/㎥ 이상 2시간 지속됐다며 황사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주의 경보는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고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타날 때’ 발령된다.

이번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 입자들이 북쪽에서 내려온 찬 바람을 타고 한국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보통 황사는 봄철(3~5월)에 70% 이상 발생하는데, 이 같은 계절적 요인에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 상황까지 겹쳐 황사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대기질 상황은 한국보다 더 ‘최악’인 수준이다. 전날 중국 수도 베이징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에 해당하는 6급 ‘엄중 오염’을 기록했다. 베이징 기상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베이징의 평균 AQI는 500㎍/㎥로, 표시할 수 있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에선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어 가뭄이 심해진데다 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규모 황사 발생이 잦아진 상태다.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는 보통 북서풍을 타고 2∼3일 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황사는 지난 9일부터 시작돼 오는 14일까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한국의 경우 전국이 오는 주말까지 중국발 황사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제주가 322㎍/㎥로 가장 높은 상태이며 충북 340㎍/㎥, 전북 198㎍/㎥, 경기 296㎍/㎥, 강원 290㎍/㎥, 충남 283㎍/㎥ 등 순이다.

황사가 발생하면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는 외출과 야외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귀가한 뒤에는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황사에 노출된 채소나 과일 등 농수산물은 충분히 씻은 뒤에 섭취하고, 식품 가공이나 조리 시에도 철저하게 손을 씻어 2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

전 권역이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전국 황사위기경보 단계는 오전 7시를 기해 '주의'로 격상됐다. ⓒ 연합뉴스
전 권역이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전국 황사위기경보 단계는 오전 7시를 기해 '주의'로 격상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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