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채용 50% 확대 움직임에 “수도권 반발“
  • 김동현·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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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부산대 총장 “지역인재 채용 확대 해야“
최인호 의원실 “국토부, 6월 용역 완료“
현장에선 “기준 미달 인원 채용 못하는 부분 고려해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입주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 연합뉴스
부산 이전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연합뉴스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 채용률을 현행 30%에서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차정인 부산대 총장과 정치권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가 20%의 대상은 비수도권 졸업자 전체로 확대해 기관 등과 마찰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부울경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차 총장은 지난 1월 2023년도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올해 전국 국가거점국립대학의 발전을 이끄는 임무를 수행한다. 협의회는 △서울대 △부산대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10개 대학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국립대 발전 방안을 위해 고등교육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국립대 경쟁력을 강화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극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 총장도 취임 초기부터 지역인재 수도권 유출 대책으로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 채용 50% 확대를 뼈대로 한 혁신도시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 총장은 2021년 당시에도 이 같은 발언을 했는데, 그해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최인호 국회의원 등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50%로 높이자는 취지로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대부분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의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 의원 등 10명은 2021년 1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21년 2월18일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1차 국토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뒤 2년여 만인 올 3월22일에 재상정됐다.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 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 용역 결과가 6월에 나온다. 그 결과와 수도권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며 “연구직 같은 경우 다 배제가 되는 상황이라 시행령 개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10명 의원은 △최인호 △고영인 △박재호 △서삼석 △송기헌 △어기구 △이장섭 △전재수 △조승래 △한병도 의원이다. 고영인(경기 안산단원갑)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은 지방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여기서 수도권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국한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개정안이 빠른 시간 내 통과되지 못한 이유로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을 꼽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추진하고 있는 의원들은 부울경 의원들인 것 같은데, 수도권 의원들 반발이 심하다“고 했다. 

공공기관들은 미온적이다. 추가 20%를 더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과 비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가능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이 내놓은 ‘2022년 지역·기관별 지역인재 채용률‘ 자료를 보면, 부산지역 지역인재 의무 채용 기관은 총 12곳이다. 이중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남부발전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7개 기관은 기준인 30%를 넘겼다. △게임몰관리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해 채용 의무 대상이 0명인 탓에 채용률이 집계되지 않았다.

대상 채용인원이 소수인 기관이 있는 반면, 70명이 넘어가는 기관도 있어 단순 채용률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대상 수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비율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인재 채용을 늘리는 것에 대해 “지침이 내려오면 그대로 따르겠지만, 채용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채용기준이 되지 않는 인원을 채용할 수 없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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