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인터뷰 정확히 읽어보길” 러시아와 신경전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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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韓 우크라 무기 지원은 전쟁 개입” 北 지원도 언급
대통령실 “가정적 이야기에 코멘트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러시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에 경고를 보내는 가운데, 우리 대통령실이 “인터뷰를 정확히 읽어보라”고 응수했다.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불필요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대통령실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은 분쟁 개입”이라는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한‧러 관계를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과 함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지원할지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지 1년여 만에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 의향을 처음 내비쳤다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 인터뷰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한국은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 입장을 취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은 분쟁에 대한 개입을 뜻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反)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SNS를 통해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지원까지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에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한국 국민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했다.

윤 대통령의 인터뷰가 공개된 후 러시아와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야당에선 윤 대통령을 향해 발언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기어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왜 대통령이 불필요한 발언으로 외교적 불화를 자초하는지 답답할 뿐”라며 “예상도 대비도 없이 한 발언이라면 외교적 패착이자 우리 국민을 안보 위협에 빠뜨린 것이니,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을 재고하고 철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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