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걸음걸이에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3 15:05
  • 호수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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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발견 중요한 관절염, 방치하면 치료 어려워져

반려동물도 나이가 들어가면 자연스레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 그중에 사람과 마찬가지로 뼈와 뼈 사이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관절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중 관절염은 노령의 개와 고양이에게 일반적으로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관절염은 노화뿐 아니라 과도한 운동, 부상, 유전적 요인 등으로 생긴다. 그러나 7세 이상의 반려동물에서 장기적인 보행 장애, 관절면의 변화가 관찰된다면 노화에 의한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관절염으로 관절 내에 염증이 생기거나 관절면에 변화가 나타나면 정상적인 관절운동이 어려워 1차적으로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지속되면 통증을 유발해 보행 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관절염은 통증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에 1차적인 보행 장애뿐 아니라 평소보다 식욕이 줄어들고 활력이 없는 모습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개체에 따라 울부짖는 모습도 관찰된다. 이런 보행 장애가 지속되면 당연히 관련 근육이 위축되고 배변활동을 할 때도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배변 실수나 배변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반려동물의 경우 이런 관절염의 발견이 사람에 비해 늦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관절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병원을 찾아 빠르게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을 할 수 없는 반려동물의 경우 이런 관절염 초기의 미묘한 변화나 불편함을 보호자가 섬세하게 관찰하고 알아채지 못한다면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관절염이 보행 장애 등의 증상으로 발현된 후에는 초기보다 치료가 어려워진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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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체중 관리로 예방해야

관절염은 소형견에 비해 비교적 덩치가 큰 중대형견에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형견은 몸집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클 수밖에 없다. 또 소형견에 비해 대형견은 평균수명이 짧고 노화가 빠르기 때문에 관절에 대한 노화로 인한 손상 및 변화가 빠르게 나타난다.

관절염은 평상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관절염뿐 아니라 관절과 관련된 질환은 관절에 무리한 부하가 가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관절염 예방에도 매우 중요하다. 

비만인 반려동물의 경우 식이 조절을 통한 체중 조절이 필수적이다. 관절염이 이미 발견되었다면 완치되기가 매우 어렵다. 보통 1차적으로 체중을 관리하면서 진통소염제를 처방해 통증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물론 이런 증상이 심각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관절염에 걸려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련 근육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때는 무리하게 산책을 하기보다는 물속에서 걷거나 수영을 하는 등 운동량은 확보하면서 관절에 대한 무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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