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탈당에 안도? “자체 진상규명해야” 당내 요구 속출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3 13: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욱 “수사 지켜보겠다? 굉장히 잘못” 이소영‧신정훈 “전수 파악 필요”
지도부, 宋 탈당으로 한숨 돌려…자체 조사엔 “검토된 바 없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던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당사자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귀국과 자진탈당 결정으로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당내에서 송 전 대표의 탈당 및 검찰 조사와는 별개로 철저한 당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어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1일 시사저널에 “송영길은 386정치인의 상징 중 한 명으로, 당이 더욱 강한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가 사태 초기에 자체 진상조사단 꾸리지 않고 수사 진행을 지켜보겠다며 법률적 책임에 한정지어버렸다. 이는 굉장히 잘못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현역 의원 20여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소속 의원 169명 전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소영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도부가 자체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러면 검찰 수사가 나올 때까지 우리는 기다리기만 할 것이냐”며 의원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인사 문제와 안희정·박원순·오거돈 등 성비위 문제에서 민주당이 타격을 받았던 건 사과나 반성, 재발 방지 조치보다 우리 편을 감싸기에 바빴던 모습 때문”이었다며 “엉터리로 대응하면 당이 간판 내릴 각오까지 해야 한다는 태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주체의 공정성과 투명성 보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수조사의 주체는 외부 인사 중에서도 민주당에 비판적이고 거리를 둔 분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 쓴 소리를 이어 온 5선 이상민 의원 역시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윤리감찰단 산하에 외부 인사들로 꾸린 자문기구를 둬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제1당에 자정 기능 하나 없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송 전 대표의 탈당 결정과는 무관하게 진상규명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범계 의원 역시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선될 경우 이재명 대표와 상의해 엄중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처리할 특별조사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간에 떠도는 돈 봉투 의혹 연루자 명단에 포함된 신정훈 의원은 169명 전원의 진실 고백문 발표를 제안했다. 신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부패정당으로 몰아가려는 공격에 맞서는 최선의 선택은 우리의 진실한 고백과 책임지는 자세”라며 “169명 모두가 결백하다면 결백하다는 입장문을, 죄가 있다면 죄를 밝히는 고백문을 발표하자”고 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당 지도부는 “검토된 바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송 전 대표의 귀국으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면서 “(전수조사 등)의 방식에 대해서는 검토된 바가 없고, 현재는 당에서 소통을 통해 상황 파악하는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