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보고’ 논란에…野 “비정상적”vs 與 “괜한 꼬투리”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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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영부인의 역할 있어…다른 나라도 같아”
민주당 “영부인에게 투자 보고? 전례 없는 일”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투자건’을 김건희 여사에게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이 ‘영부인의 기본 역할’이라고 옹호했다. 야권 일각에서 대통령실 참모가 비선출직인 영부인에게 투자 현황을 보고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순방외교에 대통령 부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할 역할이 있지 않는가”라며 “그런데 대통령 부인이 이 일정에 대해서 깜깜이, 아무것도 몰라야 되냐”고 되물었다.

이어 “과거 민주당 청와대 대통령 부인처럼 단독으로 전용기를 타고 외국을 다녀온 적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시절인 2018년 11월 김정숙 여사의 인도방문을 끄집어 낸 뒤 “(야당 공격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언론과 야당이 너무 사실을 모르는데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공연 전시업계에서는 대단한 신성이었다”며 “마크 로스코(러시아 출신의 미국 화가)전 등 대한민국 공연 전시계의 신기원을 이룩한 ‘흥행의 매지션’(magician·마법사)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 부인도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 전체 일정에 동행하기로 돼 있다. 특히 과거(2015년) 질 바이든 여사가 서울에 왔을 때 템플스테이를 하신다고 해서 준비를 하고 그러지 않았는가”라며 “그것처럼 대통령 부인이 꼭 알아서 안 될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넷플릭스 투자 유치 관련 김 여사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들이 환경, 문화예술 관련해서 역할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야당이) 기본적인 역할과 관심을 보이는 것마저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비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에게 투자현황을 보고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맞받았다. 비선출직인 영부인이 대통령실의 ‘보좌’를 넘어 ‘보고’까지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에서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여사가 넷플릭스 투자 유치 일정에 간다면 상황을 알고 가야 할 필요성은 있으니 자료 제공 정도는 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실 참모진에서 중간 보고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대통령실에 있는 모든 참모진은 여사의 참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모진이 보고를 하는 것은) 지금 여사를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건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훈 민주당 수석정책전문위원도 같은 날 통화에서 “국가적 산업 투자 유치 등을 영부인에게 보고했던 전례는 없는 걸로 안다. (보고를 받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영부인은 선출직도 아닐뿐더러 제2부속실 등 담당 기구도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의 누가 김 여사에게 보고를 추진했는지 몰라도 김 여사가 다이렉트(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문제가 큰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김건희 여사는 당장 국정운영에서 손 떼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정상적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대통령실은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때 청와대가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존재를 숨기려 애썼던 데에 비하면 지금의 대통령실은 뻔뻔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각)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넷플릭스 투자 발표와 관련해 “김 여사도 이번 유치에 적극 관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어떻게 개입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중간중간에 진행되는 부분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 드리고, 콘텐츠 관련해 관심이 많았던 영부인께도 진행 상황을 보고드린 적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투자 건 외에 다른 문화예술 관련도 보고하는 경우가 있느냐’는 물음엔 “다른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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