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RA‧반도체법 ‘성과’ 기대했지만…“진전된 것 없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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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경제안보 분야 파트너십 강화 논의
野선 “뚜렷한 성과 없다” 지적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안보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 우려가 컸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도 의제에 올랐다. 다만 관련한 표현은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데 그쳐, 일각에선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국 정상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IRA와 반도체법이 기업 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양 정상은 최첨단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소재 분야에서 연구·개발 협력 기회를 식별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정상회담 후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상호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무엇보다 미국의 가장 소중한 파트너 중 하나이다. 한국의 성장은 미국에게도 중요하다”며 “미국이 한국 기업의 성장을 둔화시키려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은 한국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 성장은 미국에도 많은 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자유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밖에 한‧미 정상은 국가안보실 간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에 합의하며 바이오, 배터리와 에너지 기술, 반도체, 디지털, 양자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국 정상은 첨단 기술 동맹 구현에서 가장 공조가 필요한 분야로 꼽히는 우주, 양자 분야에서도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경제안보 동맹으로서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호혜적 공급망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는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국내에서 기대를 모았던 IRA와 반도체법 관련 ‘성과’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에 한국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많이 완화됐고 오히려 업종에 따라서는 수혜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IRA 법안 시행 이후 미국 내 공장 완공 예정인 현대차는 세액공제 대상이 늘어나고, 국내 배터리 업계가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또 “반도체법은 가드레일 조항의 경우 상당 부분 우리 기업의 부담이 해소가 됐고, 지급 세부조건(NOFO)과 관련해서도 미국 상무부가 이행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의향을 이미 표명했다”며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의 경우 오는 10월이 가기 전에 장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미국과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야권에선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 기업이 IRA와 반도체법에 불안해한다는 질의에 바이든 대통령은 회피성 답변만 내놓았다”며 “부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들러리쯤으로 여기는 게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IRA와 반도체법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지만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며 “공동성명문에 ‘윈윈’한다고 적혀있는데 무엇이 ‘윈윈’인지 모르겠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인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했는데 굉장히 실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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