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갑시다”…尹대통령, 美 의회 40분 연설에 ‘기립박수’ 터졌다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8 01: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 전쟁은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 시도…강력 규탄”
“한‧미 동맹은 가치 동맹…미래 세대에 무한한 기회 안겨줄 것”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제 한‧미 양국의 음악 차트에서 상대방 국가의 가수 노래가 순위에 오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가벼운 농담에 미 의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 미사일 도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을 거론한 뒤 “우리의 동맹은 정의롭다.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에 있는 미 의회에서 영어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과 악수하며 단상에 올라갔고, 연설은 우리 시각으로 약 0시10분부터 약 40분 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본을 읊지 않고 의원들과 시선을 맞추며 연설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저는 지금 자유에 대한 확신,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서 있다”며 연설을 시작하자, 미 의원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인용한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오랜 ‘우정’을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과거 6.25 전쟁 등을 거론하며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리와 함께 자유를 지켜낸 미국의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자식과 남편, 그리고 형제를 태평양 너머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보내준 미국의 어머니들, 그리고 한국전쟁을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여기고 참전 용사들을 명예롭게 예우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 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다.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1950년 북한이 우리를 침공했을 때, 자유민주주주의 국가들은 우리를 돕기위해 달려왔다. 우리는 함께 싸워 자유를 지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한‧미동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 동맹”이라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갈 세계는 미래 세대들에게도 무한한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여러분께도 새로운 여정에 함께해주시기를 당부한다”며 연설을 맺었다. 윤 대통령이 약 40분간의 연설을 마치자 미 의원들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한국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래 한국 정상으로는 일곱 번째 미 의회 연설이다. 미 의회에서 연설한 역대 대통령 6명 중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4명이 영어로 연설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