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이었다” 열정페이 논란에 결국 고개 숙인 평산책방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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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모집 취소…“혼란 드려 죄송”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월26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계산 업무를 하며 책을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월26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계산 업무를 하며 책을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평산책방이 '열정페이' 논란을 촉발한 자원봉사자 모집을 철회했다.

평산책방은 8일 오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 철회를 공지하며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평산책방 측은 "마을 안내, 마을 가꾸기, 책 읽어주기 등 재단이 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을 하고자 자원봉사단을 꾸려두려고 했는데, 과욕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필요할 때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공익사업을 밝히고, 재단 회원을 상대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평산책방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책방에서 일할 오전·오후·종일 자원봉사자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공고문에는 활동에 대한 대가로 '평산책방 굿즈'와 간식을 제공하며, 식사는 종일(오전 10시~오후 6시) 자원봉사자에게만 제공한다고 적혔다.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씩만 봉사하는 경우엔 식사 제공이 불가하고 8시간을 일해야 책방 측에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열정페이' 논란을 부른 평산책방의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문 ⓒ 평산책방 페이스북 캡처
'열정페이' 논란을 부른 평산책방의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문 ⓒ 평산책방 페이스북 캡처

내용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자원봉사를 가장한 노예모집" "사람이 먼저라더니 노동착취하나" "평산책방은 민간사업장인데 왜 봉사자를 모으나" 등 비판이 일었다. 반대로 "자원봉사는 의미 그대로 원하는 사람이 자원해서 하는 일인데 어째서 노동착취인가" 등 주장이 맞서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015년 문 전 대통령이 일일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정페이'란 이름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발언이 회자되기도 했다. 

논란에도 신청자가 쇄도하면서 평산책방 측은 전날 '자원봉사자 모집 마감'을 안내했지만, 사태가 정치권으로까지 확전하자 결국 책방 측은 '철회'로 선회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자리를 잡은 평산책방은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평산책방은 지난 3일 SNS에 개점 이후 일주일 동안 책 5582권을 판매했다고 공개했다. 이 기간 방문객은 1만여 명에 달한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이웃집 단독주택을 8억5000만원에 매입해 책방으로 리모델링했다.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주민들이 책방을 운영한다. 책방 측은 수익 전액을 '재단법인 평산책방'에 귀속하고, 이익이 남는 경우 평산마을과 지산리, 하북면 주민들을 위한 사업 및 공익사업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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