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 극우·인종주의 게시물 올려”…혐오범죄 가능성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한인교포 일가족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5세 아니는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7일(현지 시각)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36분께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30대 한국계 부부인 조아무개씨와 강아무개씨가 숨지고 이들의 3세 자녀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부부의 또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댈러스에 거주 중인 이들은 모두 미국 국적자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네 가족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한인 매체는 이 부부가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부와 아이들은 사고 당일 오후 지역 교회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가족과 연락이 끊기면서 지인들이 신변 확인에 나섰다가 사고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해당 아울렛 앞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해 모두 8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경찰 총에 사살됐다. 앞서 다른 신고로 쇼핑몰에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총격을 인지하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교전 끝에 범인을 제압했다.
현지 경찰은 범인의 신원을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가르시아가 사살된 뒤 현장에서 AR-15 스타일의 소총과 권총 등 다수의 무기를 발견했다.
당국과 경찰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인 가운데 혐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수사 당국이 그가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의 견해에 관심을 표명한 게시물들을 발견하고 범행과의 연관성을 들여다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은 범인이 옷에 'RWDS'라고 적힌 휘장을 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문구는 'Right Wing Death Squad'의 약칭으로, 최근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구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아시아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미국 인구조사 통계치에 따르면, 이번 총기난사가 발생한 앨런은 전체 인구 10만5000명 중 아시아계가 약 19%를 차지하며 흑인이 10%, 히스패닉이 11%다. AP는 앨런이 속한 댈러스-포트워스 대도시 권역이 근래 미국 주요 대도시 중 아시아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2019년 텍사스 엘패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사망케 한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 역시 앨런에 거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히스패닉 침공'을 경고하는 인종차별적인 화면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엘패소로 차를 몰고 가 범행을 저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