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반고 직업교육생, 왜 ‘컵라면·삼각김밥’으로 끼니 때우나 했더니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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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란 광주시의원 “직업교육생 하루식비 고작 3300원에 불과”
지원금 9년째 제자리…대학가 ‘천원 아침밥상’에 상대적 박탈감도
이정선 시교육감 “당장 6월부터 1인당 하루 7060원으로 인상할 것”

광주지역 일반고 직업교육생들이 편의점 등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한 마디로 고용노동부(광주시교육청)이 지원하는 하루 식비가 식당에서 식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천 원의 아침밥상’과도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천원 아침 밥상은 지갑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정부와 대학이 지원금을 보태 만들었다. 최근 반응이 뜨거우면서 얼마 전엔 여야 대표가 앞다퉈 대학에서 밥을 먹으며 서로가 정책의 원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이 앞 다퉈 지원을 더 늘리겠다고 나서면서 지난해 28개였던 참여 학교가 올해는 41개로 늘어났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잡곡밥에 미역국, 미트볼에 각종 나물 무침 등 식판 가득 푸짐한 아침 식사가 단돈 1000원이다.

광주지역 일반고 직업교육생들이 편의점 등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교육청)이 지원하는 하루 식비가 식당에서 식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 전경 ⓒ시사저널
광주지역 일반고 직업교육생들이 편의점 등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교육청)이 지원하는 하루 식비가 식당에서 식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 전경 ⓒ시사저널

이에 비해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지원은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으로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고용부가 지원하는 점심 한 끼 식대가 3000원 남짓으로 제도가 생긴 2015년 이후 9년째 제자리다. 올해 광주시 무상급식 고등학생 평균 단가 3760원에도 못 미친다. 

일반고 직업과정 위탁교육은 일반고 3학년 재학생 중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졸업 후 취업을 원할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9일 임미란 광주시의원(남구2)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고용부가 일반고 직업과정 위탁교육생에게 식비로 학생당 월 11만 6000원을 지급하는데, 하루 식대비가 3300원에 불과하다.

이에 학생들은 매일같이 식당이 아닌 편의점에서 지원금에 맞춰 컵라면과 삼각김밥 등으로 점심을 때우는 형편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4000~5000원대이고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구입하면 2000~3000원이 든다. 

임미란 광주시의원 ⓒ광주시의회
임미란 광주시의원 ⓒ광주시의회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에서 일반고 직업과정 위탁교육생의 식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미란 시의원은 전날(8일) 시의회에서 열린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일반고 직업과정 위탁교육생의 한 달 식비가 6만6000원으로 하루 3300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18살에서 19살, 가장 식욕이 왕성한 시기 청소년들이 편의점 등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안타까운 상황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삼각김밥의 용량은 보통 105~115g 사이다. 일반 공깃밥은 200g 내외로 삼각김밥은 반 공기 수준에 불과하다. 직업교육생들은 두 개를 먹어도 허기 채우기에 급급한 상태에서 고된 직업훈련마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의 안이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 의원은 “지난해 9월 광주시의회에서 예결위 결산 검토 보고를 통해 직업 위탁교육생들의 급식에 대한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며 “그럼에도 올해 본예산이나 1차 추경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정선 교육감은 ”학교무상급식비 지원 지침을 개정해 위탁교육생의 급식비를 학교에서 위탁기관으로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급식비 3300원에 학교무상급식비 3760원을 추가해 1인당 7060원의 급식비를 6월부터 당장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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