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경상수지, 배당 덕에 가까스로 흑자전환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5.1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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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상수지…2억7000만 달러 흑자 기록
“국내기업의 현지법인 배당 수입이 증가 영향”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2023년 3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2023년 3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3월 상품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배당소득이 늘면서 전체 경상수지는 석 달 만에 힘겹게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한은)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한화 약 358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3개월 만의 흑자 전환이다. 앞서 경상수지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42억1000만 달러와 5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은 지난해 3월(67억7000만 달러)보다 65억 달러 적은 수치다. 올해 1분기(1∼3월) 전체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148억8000만 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193억4000만 달러 감소한 규모다.

한은은 4월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일 것으로 관측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월에는 통상 외국인 배당 지급이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지난해 우리 기업의 경영 성과가 조금 안 좋았기 때문에 배당 지급 나가는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서비스수지는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11억3000만 달러 적자였다. 6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55억7000만 달러)보다 66억9000만 달러 급감했다. 적자 규모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던 올해 1월(-73억2000만 달러)과 올해 2월(-13억 달러)보다 축소됐다.

우선 수출(564억 달러)이 지난해 3월보다 12.6%(81억6000만 달러)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뒤 7개월 연속 적자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통관 기준 -33.8%), 화학공업 제품(-17.3%), 석유제품(-16.6%), 철강 제품(-10.8%)의 수출 성적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33.4%), 동남아(-23.5%), 일본(-12.2%), EU(-1.2%)로의 수출이 감축됐다. 반면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5.6% 확대됐다.

수입(575억2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2.5%(14억7000만 달러) 줄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3월보다 10.0% 하락했다. 원자재 중 가스와 석유제품, 원유 감소율이 각 25.2%, 19.1%, 6.1%를 기록했다. 반도체(-10.8%) 등 자본재(-2.4%)와 곡물(-17.3%)·가전제품(-3.5%) 등 소비재(-1.2%)의 수입도 위축됐다.

서비스수지 역시 1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억7000만 달러 흑자에서 1년 새 20억8000만 달러 줄어 적자 전환했다. 세부적으로 1년 전 13억6000만 달러 흑자였던 운송수지가 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3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80.0%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4억5000만 달러에서 7억4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본원소득수지 흑자(36억5000만 달러)는 지난해 3월(10억4000만 달러)보다 26억1000만 달러 상승했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 흑자(31억5000만 달러)가 1년 전보다 28억6000만 달러 증가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신 국장은 "국내기업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관련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 시행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당수입이 연간 얼마나 늘어날지는 기업의 자금 흐름, 전략, 환율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지기에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1∼3월 배당수입이 역대 최대 수준이라서 남은 기간 중에도 추가로 (배당 수입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당수입은 141억3000만 달러로,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올해 3월 중 13억8000만 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5억2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26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30억2000만 달러 확대됐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3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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