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부터 권도형·김봉현…‘재계 저승사자’ 서울남부지검은?
  • 김현지 기자 (metaxy@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5 07:35
  • 호수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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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범죄 전담 남부지검, ‘윤석열 라인’ 포진…형사6부, 김남국 사건 수사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수사는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이뤄지고 있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초 김남국 의원의 위믹스 코인 거래를 ‘이상 거래’로 판단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료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 전담 검찰청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합수단을 부활시키면서, 남부지검은 가상자산과 주식, 펀드 등 굵직한 금융범죄 수사를 맡고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시사저널 최준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시사저널 최준필

‘김남국 코인’ 수사, 이준동 부장이 이끄는 형사6부가 전담

현재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건은 남부지검 형사6부가 맡고 있다. 형사6부는 공공수사·반부패·마약범죄 전담부다. 이준동 부장검사(50·사법연수원 34기)가 형사6부를 이끌고 있다. 경북 청도 출신인 이 부장은 2005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남부지검 부부장을 지냈고, 창원지검과 의정부지검을 거쳐 지난해 7월 형사6부장으로 왔다. 서울서부지검 검사 시절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발표한 ‘2016년도 검사평가’에서 우수 검사 1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준동 부장은 형사6부장으로 온 직후 KBS의 ‘채널A 오보’ 사건을 맡았다. 이 사건은 2020년 7월 KBS의 오보에서 비롯됐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하는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이 전 기자는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KBS는 오보를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 KBS 취재원으로는 당시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이 거론됐다. 형사6부는 지난해 신 검사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이후 사건은 재판으로 넘어갔고,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수사도 이준동 부장 소관이다. 형사6부는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과 김영춘 전 의원,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등 4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라임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다. 이 외에 김정환 부부장검사(42·37기)와 검사 6명이 형사6부에 몸담고 있다.

양석조 남부지검장(50·29기)은 2022년 5월18일 검찰 간부 인사에서 승진 발령을 받았다. 심재철 당시 남부지검장(54·27기)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수사를 하지 않는 부서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한직’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사 이동 당시 두 사람의 악연(惡緣)이 회자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등 ‘조국 사건’를 두고 충돌한 사건에 대해서다.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건’이다.

양석조 지검장은 2020년 1월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시절 한 상갓집에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심재철 검사장을 들이받았다. 심 검사장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무혐의 처리를 주장했고, 양 지검장은 이에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양 지검장의 항의를 ‘추태’라고 비판했다. 양 지검장은 이후 대전고검 검사로 내려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인사에서 심 검사장 후임으로 양 지검장이 온 것이다.

가상화폐 수사하는 이승형·채희만 부장

양석조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 전담 검찰청이다. 공교롭게도 추미애 장관 시절 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폐지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후 임시조직으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운영했다. 합수단은 이달 들어 정식 직제로 부활했다. 양 검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에 몸담았던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된다. 윤 대통령이 2013년 이끈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에서도 활동했다.

증권범죄 합수단장인 단성한 부장(49·32기) 역시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단 단장 역시 국정원 특별수사팀에 몸담았다. 다만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에 최종적으로 합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는 등 박근혜 정부 관련 사건을 ‘윤석열 라인’ 검사들과 맡았다. ‘재계 저승사자’로도 알려진 단 단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사건을 맡아 구속한 것으로 알려진다. 2007년 울산지검부터 남부지검, 중앙지검, 대구지검 등을 두루 거쳤다. 합수단은 루나·테라 폭락 사태 등 굵직한 금융범죄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직제상 부부장검사 4명과 검사 5명이 합수단에 있다.

합수단과 함께 금융범죄 인지수사 부서는 금융조사1부와 금융조사2부다.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졌다가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희진 형제 사건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등 여러 갈래의 가상화폐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부서다. 금융조사1부를 총괄하는 이승형 부장(51·34기)은 광주지검, 대검 검찰연구관 등을 지냈다. 금융조사1부는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인원의 상장 리베이트 비리와 관련해 거래소 임직원 2명을 최근 구속했다. 또 다른 3대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의 상장 의혹 관련 사건은 채희만 금융조사2부장(46·35기)이 총괄하고 있다. 금융조사1부는 부부장검사 2명과 검사 2명, 금융조사2부는 검사 4명으로 채워졌다.

남부지검은 현재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형사6부는 지난해 10~11월 두 차례에 걸쳐 김 의원의 전자지갑에 담긴 코인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김 의원의 코인 관련 의혹이 연일 제기되는 만큼,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5월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범죄와 무관한데 수사기관에 이상 거래를 통보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김 의원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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