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회주의자…대체복무 하겠다”던 30대男, 2심도 ‘각하’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5.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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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비판하면서도 교정시설 보는 관점은 너그러워…설득력 떨어져”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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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신념을 내세운 대체복무 신청을 기각한 당국 결정에 불복 소송을 낸 30대 남성이 2심에서도 각하 처분을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이승한·심준보·김종호 부장판사)는 이날 대체역 심사위원회(심사위)의 편입 신청 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나단(33)씨의 결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의 각하 판결을 유지했다. ‘각하’란 소송의 형식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될시 본안 검토 없이 소송을 종료하는 결정을 뜻한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나씨)의 사회주의 신념은 유동적이거나 가변적인 것으로서 대체역 신청의 이유가 되는 양심이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는 군대가 잘못 기능했던 과거의 역사만을 강조하면서 오늘날 변화한 현실과 국민 생명의 보호 등 군대의 긍정적인 측면은 외면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또한 “군대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비판적인 관점을 취하면서도 교정시설에 대해서는 비교적 너그러운 관점을 취하는 취하는 원고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원고의 군복무 거부 결정이 사회주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인지, 비폭력 신념 등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히 파악하기 어렵고, 전쟁·살인 반대가 사회주의 신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나씨는 2019년 개인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주장하며 입영을 미룬 후 이듬해인 2020년 심사위에 편입을 신청했다. 당시 나씨는 “사회주의자로서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가 폭력기구인 군대에 입영할 수 없다”,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자들은 자본가이므로 전쟁 역시 반대한다” 등의 주장을 폈다.

반면 심사위는 2021년 7월경 나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나씨의 신념이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기각의 이유였다.

이에 나씨는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작년 9월 1심 또한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군대에의 입영 거부’는 그 개념 설정이나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가치판단에 따라 수시로 변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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