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코인에 30억원을?…檢, 김남국 코인 거래 재구성한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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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이틀 간 압수수색 해 전자지갑 거래내역 확보
종잣돈 출처 추척과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 여부 규명 속도낼 듯
거액의 코인 보유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5월14일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 연합뉴스
거액의 코인 보유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5월14일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 연합뉴스

검찰이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거액의 코인 투자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를 본격화 했다. 이틀 간 압수수색으로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을 확보한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 전반을 재구성 해 자금 출처를 규명할 방침이다. 신생 코인에 거액을 '몰빵'한 패턴이 단순히 김 의원의 공격적 투자 성향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내부 정보나 로비가 있었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코인 투자 '종잣돈' 어디서 왔나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과 업비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를 압수수색해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거래내역을 추적·재구성해 김 의원이 코인에 투자한 종잣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들여다 볼 방침이다.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단서도 포착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업비트와 빗썸, 카카오가 개발한 클레이튼 네트워크의 지갑서비스 클립, 위믹스 전용지갑인 위믹스월렛 등 4개의 전자지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검찰은 김 의원이 밝힌 대로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 대금 9억8574만원을 업비트 지갑에 넣고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 의원이 2021년 1월 업비트 계좌에 입금한 내역을 따라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주식 매각 대금이 코인 투자로 이어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김 의원이 위믹스에 투자하게 된 경위와 정확한 매수 시점 등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고, 해명이 거듭되면서 어긋나는 지점이 있었는데 이 부분 역시 압수물 분석으로 상당 부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의 자금 추적에 변수는 있다. 김 의원의 최초 가상화폐 거래 시점은 이번 논란을 촉발한 위믹스 투자 시점인 2021년보다 훨씬 이전인 2016년으로 앞당겨진 상태다. 김 의원은 2016년경 이더리움에 8000만원을 투자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는 이더리움이 국내에 상장되지 않았던 때여서 해외거래소를 통해 거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이 이 코인을 아직 보유하고 있는지, 아니면 일부 또는 전량을 아직 보유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더리움 매각 자금이 또 다른 가상화폐 투자로 이어졌고 위믹스 등에 대한 투자자금으로도 활용됐는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해외 거래소를 통해 자금이 오갔다면 추적이 쉽지 않게 된다. 

검찰은 전자지갑에 등록된 은행계좌 내역을 대조, 자금 출처를 추적해 가면서 흐름이 끊기거나 이상거래가 발견되면 은행계좌 등 금융거래 내역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5월15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5월15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모습 ⓒ 연합뉴스

신생 코인에 뭉칫돈…과감한 투자? 믿는 구석?

김 의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의혹이 커진 것은 김 의원이 투자한 코인의 성격과 신생 코인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2022년 2월 경 30억원을 '몰빵'한 것으로 알려진 클레이페이(KP) 투자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클레이페이는 당시 발행 채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이었고, 공개된 정보도 사실상 전무해 일반인들이 검색 등으로 접근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에는 2022년 2월 클레이스왑으로부터 클레이페이 토큰 59만여 개가 입금됐다. 클레이페이는 과거 가격 데이터가 없지만, 김 의원이 위믹스와 클레이페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한 것으로 볼 때 약 3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사기적 먹튀(러그풀) 행태를 보인 클레이페이는 현재는 사실상 사라진 프로젝트가 됐다. 

김 의원은 현재까지 약 4700만원 상당의 클레이페이 토큰을 보유 중인데 지난 8일 입장문 발표 당시 클립 지갑 보유내역을 공개하면서 이 부분은 누락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도 이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봤다. 김 대표는 YTN 뉴스에 출연해 "김 의원이 투자한 코인 종류보다는 패턴을 봐야하는데 전혀 유명하지 않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굉장히 큰 코인에 뭉칫돈이 들어갔다"며 "상식선에서 봤을 때 그런 것에 돈이 많이 들어가면 업계에서는 '내부자 정보가 있었나 보다' 생각을 하고, (김 의원 전자지갑에서) 그런 내역들이 발견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이 거래한 대표적인 국산 P2E(Play to Earn) 코인인 위믹스를 비롯해 게임사 넷마블의 P2E 게임 코인인 '마브렉스'(MARBLEX), '젬허브'(GemHUB), '자테라',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등에도 시선이 쏠린다. P2E 코인과 관련한 업계의 입법 로비 의혹이 있던 상황에 김 의원이 투자 내역이 알려지면서 의구심은 더 커졌다. 

P2E는 게임에서 얻은 자원을 가상화폐와 교환해 현금화 할 수 있다. 국내에선 불법인 P2E 사업을 제도화하기 위해 게임업계가 정치권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 특히 P2E 합법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되던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김 의원이 이름을 올린 데다 그가 적극적인 투자자였던 점이 드러나면서 업계와의 유착 여부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된 상태다. 

검찰은 김 의원 수사팀에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코인 발행사기 혐의 관련 수사도 함께 배당했다. 검찰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발행·유통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김 의원이 대량 보유한 위믹스 출처 의혹이 맞물려 있는 만큼 초과 유통 등과의 관련성을 함께 들여다 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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