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선서 부정선거 막아야…선관위는 해체가 답”
  • 변문우·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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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교안 전 국무총리 “총선 출마 고민 중”
“박근혜 정부 출신들 훌륭해…적극 출마해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용산구 '황교안 비전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용산구 '황교안 비전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22대 총선을 약 9개월 남겨둔 지금,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부정선거나 불법선거를 막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22일 서울 용산구 ‘황교안 비전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부정선거를 얘기하면 ‘또 그 얘기를 하느냐’며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황이 명확한데 어떻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4‧15 총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고 꾸준히 주장하며 진상규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 온 황 전 총리는 최근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과 관련해 “무소불위 권력이 된 선관위는 이제 고쳐 쓸 단계가 지났다”며 ‘전면 해체’를 주장했다. 또한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온화한 리더십으로 당을 점점 더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자신의 총선 출마 가능성엔 “고민 중”이라고 답한 그는 최경환‧우병우 등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과 관련해 “훌륭한 분들”이라며 “적극적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지 약 세 달이 지났다.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나라 살리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싸우며 미래를 만들어 가는 활동을 당 바깥에서 국민들과 하고 있다. 그동안 나와 함께한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 조직도 재편해 벌써 2기가 활동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30년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만들기 위한 메시지도 꾸준히 전달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황교안의 비전 캠프’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활동 중인가.

“한 마디로 비전이 없는 세상에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다. 우선 지난 전당대회 때부터 강조해 온 정통보수정당 재건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라 상황을 답답해하는 국민들을 시원하게 할 ‘국민시원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활동은 결국 30년 자유민주주의 정권 창출을 목표로 두고 하고 있다. 한 번만 더 종북 좌파 정권에게 나라를 빼앗기면 이 나라는 망할 수 있다. 30년 간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이어가 우리나라를 초일류 정상국가를 만들고자 한다. 이 길을 위해서 ‘통일 대박’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마음으로 통일을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최근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져 있지 않나.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통일이 최근 정치 어젠다에서 멀어지긴 했다. 하지만 통일이 되면 민생, 경제, 안보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된다. 생각해보라. 안보 걱정만 없으면 우리가 얼마나 자유로워지겠나. 중국 대륙으로의 진출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연히 경제도 살아나고 일자리도 얼마든지 창출될 수 있다. 이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강조했던 진정한 ‘통일 대박’이다. 당장은 통일이 막연한 일 같지만 독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또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날을 위해 통일에 대비해 놓아야만 진정한 ‘대박’을 이룰 수 있다.”

이승만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최근 과제 중 핵심은 이승만대통령 건국기념관을 짓는 일이다. 박민식 보훈부장관과 소통하며 기념사업회의 현안들을 설명하며 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이승만대통령 추모행사가 그동안 너무 방치돼 있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 덕에 최근 추모행사 예산도 이전보다 더 많이 편성을 받을 수 있었다. 2021년 말 기념사업회장이 됐을 때 회비를 내는 회원이 87명밖에 안 됐다. 이후 여러 활동을 통해 현재 1300명 정도로 회원수를 늘렸다. 하지만 아직은 배가 고프다. 회원 100만 명을 달성시키고 ‘이승만 정신’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명예회복운동본부 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최근 박 전 대통령과는 교류를 하나.

“지금은 안 만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만나 인사를 드렸고 따뜻하게 잘 맞아주셨다. 그런 특별한 일 외엔 박 전 대통령은 아무도 안 만나고 계신다. 제가 지난해 (박 전 대통령) 생신날에 맞춰 지지자들과 함께 생신상을 차려 자택에 전달한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선물은 잘 안 받으시는데 그 선물은 받아주셨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부모님을 잃은 기억부터 탄핵 경험까지 상처가 깊은 분이다.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전면에 나서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은 굳이 나서 만남을 요청하진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선관위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최근 특혜 채용으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데.

“선관위는 썩을 대로 썩었다. 이건 고쳐서 될 일이 아니다. 아예 ‘해체’하는 게 유일한 답이라 본다. 과거에도 행정안전부에서 일부 선거관리 기능을 담당했던 것으로 안다. 당분간 그렇게 운영하면 된다. 선거라는 게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닌데, 자꾸만 불공정하게 하려니 감출 것도 많아져 복잡해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선관위가 힘이 없는 기관이었는데 무소불위의 힘을 갖추면서 지금과 같은 괴물이 됐다.”

선관위가 북한의 해킹 사실에 대한 국정원 보안점검을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직접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는데.

“국정원이 보안점검을 하겠다는 건 그만큼 해킹과 관련한 확증이 있다는 것일 테다. 그러니 당연히 선관위도 보안점검에 응해야 맞다. 점검을 통해 해킹 정황이 없다는 게 밝혀지면 선관위로서도 더 좋은 일 아닌가. 그런데 끝내 안 받겠다고 버텼다. 안하무인 조직이 돼 버린 것이다. 보안점검을 해선 안 되는 자료가 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다. 깨끗하면 왜 거부하겠나.”

지난 전당대회 때 경쟁자였던 김기현 대표가 취임 100일을 넘겼다. 김기현 지도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김 대표는 온화한 분이다. 매번 싸우기만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다르다. 그는 무엇이든 차근차근 해나간다. 성장의 방법에는 급진적으로 올라가는 성장이 있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성장이 있는데, 김 대표 식 성장은 완만하게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쪽이다. 지금 시점에선 물론 ‘왜 이렇게 못해’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 대표의 발언도 좀 세지지 않았나. 점점 더 온화한 리더십으로 문제들을 바로 잡아나갈 것이다.”

전당대회 막바지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의혹을 문제 삼기도 했다.

“당시 잘못된 부분을 지나치지 않고 지적했던 것이다. 잘못한 부분은 품고 가면 암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는 안 의원과 달리 고발 조치까지는 하지 않았다. 안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하라고만 경고했다.”

최근 ‘전광훈 목사 논란’으로 당이 몸살을 앓았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전 목사가 다시 당과 접점을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데.

“당에 이미 전광훈 학습효과가 생겼다. 이전엔 전 목사에게 끌려갔다면 이젠 그렇게 안할 것이다. 또한 전 목사의 세력이 많이 약화됐다. 돈을 뿌리지 않으면 세력 동원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국민들도 깨어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과거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휘둘리지 않도록 당 차원에서 대비를 잘해야 한다.”

전 목사와 최근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지 않았나.

“전 목사가 제가 4.15 총선에서 50억원을 받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깜짝 놀라 고소했다. 제가 전 목사를 고약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해당 유언비어를 3년이나 지난 후 당 대표 뽑기 일주일 전 갑작스레 퍼트린 것이다. 분명 해코지를 하려 한 것이다. 그래서 제가 전 목사가 타락했다고 말한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당 대표로서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려면 어떤 전략으로 가야할까.

“미래 비전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가장 중요한 건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부정선거나 불법선거엔 당할 장사가 없다. 제가 부정선거를 얘기하면 항상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고 자지러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상한 일이다. 부정선거 정황히 이토록 분명한데 어떻게 문제 제기를 안 할 수 있나.”

정치 지형상 총선에선 중도·무당층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주장들이 효과적일까.

“사실 ‘중도’라고 하는 건 없다. 잘못된 패러다임이다. 제가 당 대표 시절 아무리 찾아봤지만 누가 중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중도층이 아니라 ‘유동층’이다. 본인들에게 이익이 되면 찍고, 아니면 다른 쪽을 찍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잡는 건 결국 민생이다. 집 문제, 학교 교육, 육아, 결혼 등 민생을 챙기면 찍어줄 것이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나.

“저는 정치를 시작한지 이제 3년밖에 안 됐다. 그동안 여러 선거에 도전했다. 경험을 쌓기 위함이었다. 처음 당 대표 출마해서 성공했고, 이후 대선이나 종로 총선은 실패했다. 이젠 단순히 경험 삼아 선거할 시간은 없다. 정치를 하려면 일단 지역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다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30년 자유주의 정권을 이어 나라를 바로 서게 하도록 하는 길을 갈 것이다.”

최근 우병우·최경환 등 친박근혜계 인사들도 총선 몸풀기에 나서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에 몸담았던 분들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 귀한 사람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망가뜨려놓았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방향은 옳았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약 1000여 가지 과제를 촘촘히 세워 실행했다. 당시 국무위원들 가운데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통령께서 탄핵을 당했다고 그 사람들까지 전부 탄핵 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더 많이 자신감 있게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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