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역사가 공존하는 역동적인 대구 중구 만들겠다”
  •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sisa528@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2 15:05
  • 호수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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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동성로가 살아야 대구가 살아…국내 세 번째 대도시, 중구가 이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를 품고 있는 중구는 경기 침체와 부도심 개발, 코로나19 여파가 맞물리면서 100년 역사의 향토기업 대구백화점이 문을 닫는 등 중심 상업지역이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 중구는 대구의 명동이라고 불리던 동성로의 옛 명성 회복을 위해 쇼핑과 숙박의 결합, 의료관광 서비스 등을 통한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구의 또 다른 모습은 역사를 대변하는 근대문화유산의 보고라는 점이다. 문화유산이 또 다른 관광자산이기 때문에 첨단 상업지역으로의 리모델링에도 신중해야 한다. 인구 감소도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구는 상업지역 쇠락이 도심 공동화로 이어지며 30여 년 만에 인구가 반 토막이 나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며 대구시 동인동 청사 후적지 개발에 따른 원도심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성로의 부활, 미래와 역사가 공존하는 개발을 추진 중인 류규하 중구청장을 6월19일 시사저널이 만났다.

ⓒ대구시 중구

“역사성을 담는 개발 통해 미래와 공존”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가 많이 쇠퇴했다.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동성로의 상징이자 전국의 마지막 향토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2년 전 문을 닫았다. 앞서 롯데 영플라자 대구점과 동아백화점 본점도 잇따라 폐점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과 부도심이 커지고,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이곳 상권에 치명타가 됐다. 대구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동성로가 살아야 대구가 산다. 먼저 관광호텔과 한옥 체험 등 쇼핑을 숙박으로 이어주는 복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스마트쇼핑 관광사업과 의료관광 서비스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3년 전 개장한 테마파크 스파크랜드의 대관람차는 이미 동성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또 미디어아트형 무대인 ‘동성로 28, 아트스퀘어’ 같은 문화 공간을 추가로 조성해 역동적인 동성로를 연출하겠다.”

중구는 근대문화유산이 많은 곳이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전략은.

“핵심은 ‘역사성을 담는 개발’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근대문화유산을 잇는 스토리텔링 길 ‘골목투어’를 예로 들겠다. 현재 중구 관광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먼저 과거 산업·행정·예술의 중심지였던 북성로와 근대문화 골목인 동산동, 천주교 문화자산이 가득한 남산3동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 중이다. 소남 이일우 고택을 리모델링한 ‘우현 하늘마당’ 등 거리 곳곳에 북성로만의 색깔을 담은 다양한 시설물과 문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골목투어 2코스의 중심 동산동에는 읍성 영상전시실과 옛 구암서원 고택스테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성모당과 성유스티노 신학교 등  천주교 자산이 가득한 남산3동에는 고유의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 중이다. 이어질 각종 정비사업에서도 중구의 역사성을 잘 담아내겠다고 거듭 약속드린다.”

ⓒ대구시 중구
관광객들이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 제2코스인 청라언덕을 오르고 있다. ⓒ대구시 중구

“인구 10만 시대 대비 정주 여건 정비 중”

대구시청 신청사 문제가 표류 중이다. 후적지 개발 등 계획에 차질은 없는지.

“대구시 신청사 건설 방향을 두고 이전 지역인 달서구와 대구시, 대구시의원, 지역 국회의원 간 이견이 생기면서 이전 건설 문제가 표류 중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중구는 이전 결정 후 2020년 7월부터 후적지 개발 방안 수립 용역을 추진했고, 2021년 12월말 시에 용역 결과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현재 동인동 청사가 옮겨가면 후적지에 대구를 상징하는 시민 휴식 공간인 광장과 원도심의 고질적 문제인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특히 중구청 청사를 이곳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시에 건의했다. 갈등이 봉합돼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 3대 도시 대구의 옛 명성을 되찾는 견인차 역할을 할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도록 하겠다.”

상업지역 쇠퇴와 도심 공동화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안다. 

“남산동과 태평로 일대 재건축으로 수년 내 인구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 중구 인구는 1990년 초 15만 명이 넘었다. 하지만 도심 공동화와 부도심 개발로 2021년 말에는 7만 명대까지 줄었다가 재건축·재개발로 올해 초 8만 명대를 회복했다. 현재 48개 주거환경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6년까지 공동주택 1만7109세대가 추가로 공급되면 2025년 말에는 인구가 10만 명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인구 10만 명 시대를 대비해 정주 여건도 대폭 확충하고 청·장년과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와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지난 민선 7기 4년을 포함해 이제 구청장으로서 5년을 보냈다. 다른 현안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올해 남산4·5지구 재건축 정비사업과 동인3·1지구, 달성지구 재개발사업 등 모두 3개 구역이 준공 또는 준공될 예정이다. 서성지구를 포함한 총 3개 구역의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인구 10만 명 회복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차질 없이 끝내겠다. 인구 유입에 대비한 인프라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복합복지·문화 공간인 ‘복지누리반다비체육센터’를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수영장과 노인복지관, 장애인재활문화센터, 공공키즈복합커뮤니티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107억원을 들여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의 구립도서관도 내년에 공사에 들어간다. 세 곳으로 분산돼 있는 보훈단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보훈회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지자체장으로서 우리 사회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 지방분권형 국가 경영이 국가적 화두다. 중앙정부 중심의 규제·일률적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고민도 깊다. 강력한 지방시대를 위해 중앙과 지방 간 기능 조정, 자치권 강화와 지방 자주 재원 확충 등에 대해 지방이 좀 더 주도적으로 중앙정부와 소통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또 시대 변화에 따른 지방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따른 지방분권 방안을 다양한 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아우르는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선 8기 구정 방향은 ‘구민이 행복한 함께하는 중구’다. 이를 위해 6월부터 행정복지센터를 순회하며 구청장과 함께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한 ‘열린구정’과 ‘신뢰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구민과의 소통이 구정을 이끌어가는 기본이자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항상 구민의 말에 귀 기울이는 구청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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