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세대 나이스” 불편사항 5000건 폭주…학기말 멈춰 선 학교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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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건 중 3분의1 미처리…학생 성적평가 등 교무업무 비중 높아
안민석 “尹 수능 발언 이어 나이스 먹통에 현장 대혼란…책임져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개통과 동시에 먹통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과 관련해 5000건에 달하는 개선 요구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말고사 등 학기 말 학사 행정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교육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4세대 나이스 개통 이후 4729건의 사용자 개선요구가 교육 당국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개통 일주일째인 27일까지도 시스템 접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역별로는 일반행정과 교무업무가 각 1953건과 1741건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행정과 공통관리 영역 개선요구는 각 475건과 453건이었다.

이 가운데 조치가 완료된 것은 72.3%(3417건)으로, 나머지 27.7%(1312건)는 '미처리건'으로 분류됐다. 오류 범위가 넓은 탓에 아직 전체 개선요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항목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셈이다. 

중간·기말고사 운영과 성적평가 등 학생 진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무업무의 경우 3건 가운데 1건꼴인 30.7%(535건)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에 논란이 커진 타 학교 기말고사 문항정보표 출력 사태 등 심각한 오류가 확인되면서 현장 불안감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문항정보표는 지필고사 문항별 성취기준·정답·배점 등을 기록한 문서로, 학교별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데 엉뚱한 곳에서 출력되는 촌극이 벌어지면서 기말고사 시험을 재출제 하는 등 교사들이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해당 오류는 같은 시·도에서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출력 버튼을 누른 경우 출력 정보가 바뀌어 전달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문항정보표 출력기능을 중지하고 교육청과 학교에 기말고사 문항·정답 배치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23일 오류 수정 프로그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말고사 직전 문항표가 유출되면서 일부 학교는 기말고사를 연기해야 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 외에도 수행평가 점수 합산 오류와 타 학교 학생의 학적 노출, 타 교사 호봉 노출 등 심각한 오류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4세대 나이스 오류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더 커지는 것은 1학기 기말고사와 고3 수험생 학생부 기록이 진행되는 6월 말에 전산시스템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死세대 나이스' '마이너스 4세대' '4세 나이스' 등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온다.

교사노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는 교육부가 현장 목소리를 무시한 채 가뜩이나 학사행정이 집중되는 학기 말에 나이스 개통을 강행했다며, 혼선 수습과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통 직후 접속 오류가 발생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화면 ⓒ 서울교사노조 제공
개통 직후 접속 오류가 발생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화면 ⓒ 서울교사노조 제공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4세대 나이스 오류와 관련해 "학교 현장에 혼란을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학교 현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발언에 이어 4세대 나이스 먹통 사태로 대혼란에 빠졌다"며 "교육부는 이러한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전날 전체 시·도 교육청의 4세대 나이스가 원활하게 작동했다며 현장 목소리와는 상반된 설명을 내놨다. 교육부는 "오전에 부산·경기교육청 나이스에서 일시적으로 서비스 지연 현상이 발생했지만, 상황을 즉시 감지해 10분 이내 문제 상황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대입전형 자료 신뢰성 확보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대입전형 자료 생성 사전 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4세대 나이스가 안정화할 때까지 당분간 일일 운영 현황 정보를 매일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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