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지방선거 때보다 지지층 확대 
  • 김종일·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3 07:35
  • 호수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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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대안’으로 이낙연·김부겸과 각축전…호남 약진 ‘눈길’

김동연 경기지사는 현재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지난 지방선거 당시 득표율 대비 지지층을 늘린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매월 ‘전국 광역단체 평가 조사’를 실시하는데,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얻은 49.1% 득표율보다 높은 긍정평가를 꾸준히 받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5월 평가에서 김 지사는 긍정평가 56.8%를 기록했다. 올해 2월부터 지난 지방선거 득표율보다 긍정평가가 높게 나타난 광역단체장으로는 김 지사가 유일하다. 

비교해 보면, 김 지사의 입지가 더 주목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59.1%의 득표율을 얻었는데 5월 긍정평가는 47.5%에 그쳤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51.8%의 득표율이었는데 5월 긍정평가는 41.4%였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은 각각 78.8%와 74.9%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5월 긍정평가는 46.7%, 44.1%에 그쳤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김 지사는 “제 임기를 하루로 치면 지금은 새벽 6시다. 새벽 6시까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것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 아직 18시간이나 남았다.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여론의 추세는 김 지사를 잠룡으로서 새삼 다시 바라보게 한다. 1400만 명이라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 도정을 관할하는 김 지사가 계속 성과를 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대중의 시선은 그를 경기지사 이상의 체급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 그는 야권의 유력 정치인으로 점점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5월16일부터 17일까지 ‘이재명 대표의 대안은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가’라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지사(15.9%)는 이낙연 전 대표(17.1%), 김부겸 전 국무총리(12.5%) 등과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호남(광주·전라)의 선택이다. 이 조사에서 호남은 김 지사에게 19.2%를, 이 전 대표에게는 16.4%, 김 전 총리에게는 14.2%라는 선택을 보냈다. 오차범위(±3.0%포인트) 내 접전이지만, 충청 출신의 김 지사가 호남 출신으로서 전남지사까지 지낸 이 전 대표를 앞선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할 만한 지점일 수 있다. 

김 지사는 현재 야권에서 차기 잠룡으로 평가받는 이낙연 전 대표나 김부겸 전 총리 등과는 결이 다른 길을 걸어왔다.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민주당 주류도 아니다. 반면 전직 경제부총리로서 진보의 약점으로 자주 지목되던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다. 고졸 신화라는 인생 스토리도 남다르다. 11세에 아버지를 잃고 소년가장으로 상고에 진학했던 그는 은행원 시절 야간대학을 다니며 ‘낮엔 은행원, 밤엔 대학생, 새벽엔 고시생’으로 주경야독한 끝에 25세에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남다른 색깔 덕분인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중도와 보수 유권자층에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어 세력으로서의 우군이 적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김 지사는 취약한 당내 지지 기반을 기존의 정치문법과는 다르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정치교체”라면서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정치판부터 변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치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과연 김 지사는 ‘대한민국 금기 깨기’라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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