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 경북에서 대구광역시로 편입…조선 고종 이후 127년만에
  •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sisa528@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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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광역시 중 최대면적 지자체 부상, 서울시 2.5배

 

홍준표 대구시장이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이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가 열렸다. 경상북도 기초지방자치단체였던 군위군이 7월1일 대구광역시로 편입됐다. 지난 2020년 7월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후보지를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으로 공동 유치 신청 하는 대신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추진키로 합의 한 지 3년 만이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지역국회의원 전원과 시도의원 79명이 군위군의 대구 편입에 서명했다. 이후 군위군 대구 편입 법률안은 2021년 10월 정부가 입안해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 통과가 무난할 거라 예상했지만 당시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이 반대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22년 12월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 했다.

역사적으로는 고종 33년 1896년 8월4일 조선말 13도제로 경북도에 속했던 군위군이 127년 만에 '대구광역시 군위군'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대구시가 군위군을 품으면서 대구는 기존 면적 885㎢에서 군위군 면적 614㎢를 더해 1499㎢로 넓어졌다. 서울 면적 605㎢의 2.5배, 전국 특·광역시 중 면적이 가장 넓은 도시가 됐다. 행정구역도 군위군의 1읍·7면이 추가되면서 7구·2군·7읍·10면·133동 체제로 개편됐다.

대구시 군위군 청사에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연합뉴스
대구시 군위군 청사에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연합뉴스

이날 군위에서는 지자체 간 합의에 의한 편입의 첫 사례이자 전국 최대 면적의 특·광역시 탄생을 축하하고, 대구경북신공항 성공 건설을 기원하는 큰 잔치가 열렸다. 군위는 인구 2만3000여명으로 경북에서도 인구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지자체로 꼽힌다. 주민들은 이번 편입으로 신공항 건설과 함께 정주인구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등 큰 활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군위군까지 대구 버스노선 2개가 새로 생겼다. 급행 9번(북구 동호동~칠곡경대병원역∼군위읍)과 급행 9-1번(북구 동호동~칠곡경대병원역∼우보면)이 각각 하루 17회, 4회 운행한다. 올해 만75세를 시작으로 5년 뒤 70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통합 무임승차 제도도 똑같이 적용된다. 택시 요금 체계도 개편돼 양쪽을 오갈 때 그동안 내던 할증료가 없어졌다. 특히 중앙고속도로와 상습 정체 구간인 국도5호선 일부 구간이 확장된다. 또 광역도로와 팔공산을 관통하는 도로로 신설되는 등 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는 군위지역 중학생들이 대구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소방체계도 그 간 경북 의성소방서 관할에서 대구 강북소방서로 지휘·감독이 바뀐다. 이외 군위군민은 재난·사고피해 보험 혜택(9종→18종)과 각종 복지혜택을 대구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게 됐다.

농업 비중이 높은 군위 주민들의 관심사였던 농민수당 문제는 달성군 등 대구지역 내 다른 농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군위군이 자체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마련해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편번호도 바뀌지만 지역번호는 당분간 054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군위군은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가 2만3000여명에 불과하다. 대구 내에서도 남구의 경우 인구 14만2000여명, 중구는 8만4000여명인데 비해 달서구의 경우는 53만4000여명으로 대구 내 구·군간 불균형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일인 1일 군위종합운동장에서는 군위군 대구시 편입과 대구경북신공항 성공을 기원하는 ‘K-트롯 페스티벌’이 열렸다. 또 3일 대구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진열 군위군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지역 국회의원과 군위군민 등 각계 인사 800여명이 참석한 기념식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홍준표 시장은 기념식에서 “군위의 광활한 대지는 대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며 “대구광역시 군위군이 한반도 3대 도시의 영광을 되찾는 대구굴기(大邱崛起)의 중심이 되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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