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원인은 설계·감리·시공 ‘총체적 부실’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7.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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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설계부터 철근 누락…시공사도 철근 추가로 빼먹어
국토부, GS건설 관련 조치 내달 발표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시공·감리 등 총체적 부실에 의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접적인 붕괴의 원인은 철근(전단보강근) 누락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점검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를 꾸려 지난 5월부터 이달 1일까지 사고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아파트 발주청은 LH이며,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공사는 첫 단계인 설계부터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렇게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이 누락된 가운데, 시공 과정에서도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사고조사위가 기둥 32곳 중 붕괴로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져있었다.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콘크리트의 품질 관리도 미흡해 강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시험을 한 결과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지하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붕괴의 원인이 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이라면서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조사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의 심의 절차를 강화하고, 현장 콘크리트 양생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며 8월 중순께 GS건설에 대한 처분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인점검·특별점검 결과에 따라 지하주차장 외 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던 것 아니냐"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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