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이스라엘, 팔 난민촌에 과도한 무력…국제법 준수하라”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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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 전문가 “전쟁범죄 가능성”
이스라엘군이 테러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요르단강 서안 북부 제닌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4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부상한 남성을 안고 달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테러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요르단강 서안 북부 제닌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4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부상한 남성을 안고 달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서안의 제닌 난민촌에서 과도한 군사작전을 벌였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6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100여 명이 다치고 수천 명이 대피했으며 학교와 병원들, 수도와 전기 시설들이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부상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고 구호대원들의 응급 활동에 지장을 줬다면서 “테러를 포함해 민간인들을 향한 모든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구테흐스 총장은 “과도한 무력을 행사하는 모든 이들에 해당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번에 과도한 무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에 국제법을 준수하라며 자제력을 발휘해 필요한 경우에만 합당한 수준의 무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공습은 법을 집행하는 작전이 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은 점령군으로서 민간인들을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1만1000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모여 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제닌 난민촌에서 대규모 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테러 집단’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소탕하겠다는 명분으로 10여 명을 살해하고 무기, 폭발물 재료, 군자금 등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지상 병력을 투입해 민가를 강압적으로 수색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 폭격을 강행했으며 군사용 불도저를 투입해 도로와 건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앞서 3명의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작전을 가리켜 “무력사용에 대한 국제법과 기준을 악질적으로 유린한 것이며 전쟁범죄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불법으로 영구 점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12명이 사망하고 제닌 난민촌의 도로와 골목길이 파괴됐으며 수천 명이 집을 버리고 도망쳐야 했다. 4일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니달 알-오베이디 제닌시장은 난민촌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4000명 정도가 친척 집이나 대피소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성과를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필요한 경우 이번과 같은 군사작전을 또 벌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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