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난 오염수에서 수영도 가능…한국, 북핵을 더 걱정해야”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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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항의 속 입국…국내 인터뷰서 ‘오염수 안전성’ 거듭 강조
“보고서, 일본 편향 아냐 ”… ‘부실 검증’ 지적엔 “모든 컨테이너 조사 필요 없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전날 방한 후 복수의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도 오염수를 마실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며 “후쿠시마보다 북한의 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총장은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서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는 (한국의) 정치인이 있는데, 그 정도로 안전한 건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물을 가리키며 “저기에도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모든 국제적인 기준 이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에서 방류될 물과 비슷한 물은 (이미) 지금도 한국‧중국‧캐나다‧프랑스 등 세계 모든 원자로에서 매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며 “모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시 총장은 이어 “후쿠시마보다 북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은 안전에 대한 통제가 없는 상태”라며 “어쩌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IAEA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IAEA의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IAEA는 보고서 발표 직후 주변국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로시 총장은 4일 방일한 데 이어 전날부터 오는 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편 그로시 총장은 IAEA 종합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에 참여한) 어떤 전문가도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는 IAEA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라며 “한 전문가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보도된 걸 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보고서는 규칙과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IAEA 보고서가 일본의 요청으로 작성돼 편향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강하게 부인하며 “일본은 자신들의 처리 절차가 국제 안전 규범에 맞는지 살펴봐달라고 IAEA에 요청한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확보한 2차, 3차 샘플을 분석하기 전에 최종보고서가 나와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도 그는 “방류 계획을 평가하기 위해 모든 컨테이너를 조사할 필요는 없다”며 “방류 계획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샘플만 분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로시 총장은 전날 밤 귀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맞닥뜨린 국내 시민단체들의 반대 시위와 관련해선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라며 “내가 여기 온 것도 많은 이들이 가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반대 시위로 2시간가량 공항에 발이 묶인 데 대해)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며 불편한 내색을 보였다. 그는 “물론 이 문제가 한국에 굉장히 민감한 이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나는 (논쟁에) 숨거나 이견을 무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좋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오는 9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민주당은 그에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우려를 전달하고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보고서에 대한 내용도 지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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