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원희룡에 돌직구 “장관직이 노름판 판돈이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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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제부총리였다면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했을 것”
“장관 말 한마디로 뒤집을 수 없어…백지화 즉각 철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월28일 경기도청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월28일 경기도청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동연 경기지사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장관직이 노름판 판돈이냐”며 “(이러한 사업) 백지화는 공직 35년째인데 본 적이 없었다. 대통령에 해임건의안을 낼 정도의 일”이라고 맹폭했다.

김 지사는 12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국토부가 ‘사업 백지화'로 되받으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경기도를 책임지고 있는 지사로서 도저히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즉각 철회하고, 가장 빠르고 원칙 있게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모든 혼란과 국론분열은 모두 갑자기 튀어나온 변경안과 그에서 비롯된 백지화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기존 노선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거나 주민들로부터 강력한 교체 (요구)가 있었던 바가 없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기존안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결정을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하며 “의혹 제기를 이유로 사업을 백지화하자는 건 제가 공직생활 35년째 하고 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의혹이 있다면 명백히 밝히면 되는 일이지 이 일로 백지화한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 제기를 빌미로 백지화 운운하는 것은 사업을 볼모로 국민을 겁박하는 행태이며,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국민 앞에서 고집을 부리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부는 결코 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도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원희룡 장관에 대해 격분했다. 그는 “(장관직을) 건다니, 장관직이 노름판 판돈이냐”며 “저도 정무직을 세 번 하며 소신에 안 맞아 사표를 낸 적 있지만, 한 번도 그것을 언론에 미리 얘기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몇 분이 장관직을 거는 일이 있는데, 그건 임명된 정무직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원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지난 6일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며 “김건희 여사 땅과 관련해 사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한 게 있다면 장관직은 물론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과거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설전 중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일할 모든 공직을 걸겠다. 김의겸 의원은 무엇을 거시겠나”라고 발언했으며, 박 장관은 최근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에 직을 걸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 오랜 기간과 비용을 들여 수립한 계획을 장관 말 한마디로 뒤집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국가 의사결정 시스템의 중대한 위기”라면서 “정말 이례적인 일이고, 만약 제가 경제부총리로 있을 적에 장관이 그와 같은 일을 했다면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할 정도로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6일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 직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장관직 하나 건다고 우리 삶이 변하지 않는다”며 “제발 대통령만 바라보고 충성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라”고 원 장관에 일침을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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