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프리고진 지우기’…“바그너그룹,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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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용병들에 정규군 편입 제안했지만 프리고진이 거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달 말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만나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dpa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민병 조직이 러시아 현행법상 불법이라면서 그 법적 틀을 논의하는 것은 러시아 의회와 정부에 달린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군사조직은 법에 없다. 그 그룹(바그너그룹)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바그너그룹과 같은 민간군사기업이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바그너그룹이 기존 형태로 군사 활동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바그너그룹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지금 단계에서 우리는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내 전투 작전에 대한 지원에서 어떤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해당 인터뷰에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바그너 용병들을 만나 정규군 편입을 제안했으나 프리고진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 모두 한데 모여 복무를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며 “언제나 그들의 진짜 사령관이었던 사람의 지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 최고통수권자인 만큼 이는 러시아군 안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용병들이 자신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프리고진이 이를 거절하면서 용병들이 그런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프리고진 등 바그너그룹 지휘관들을 포함한 35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3시간 동안 면담했고 이 자리에서 바그너그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만남은 지난달 23∼24일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며 반란을 일으켰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모스크바 진격을 멈춘 지 닷새 만이었다.

이후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그룹을 통제하는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2일 바그너그룹으로부터 탱크 수백 대, 탄약 2500t을 포함한 무기 수천t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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