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여파…“러 고위 장교 줄줄이 구속·해임”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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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러군 2인자 수로비킨, 여러 차례 조사 받아”
수뇌부 공개 비판 등 러군 ‘불협화음’도 감지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모습 ⓒ AP=연합뉴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모습 ⓒ AP=연합뉴스

프리고진이 이끄는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반란 여파로 러시아군 장성이 줄줄이 숙청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4일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러시아에서 최소 13명의 고위 장교가 구속돼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구속된 장교의 일부는 나중에 풀려났다. 한 소식통은 “더는 믿지 못할 인사들을 쓸어버리는 게 구속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직무가 정지되거나 해임된 고위 장교는 15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숙청 대상에 오른 대표적 인사는 러시아군의 2인자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다. WSJ은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반란 개입 여부를 두고 모스크바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도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프리고진과 친한 군부 인사로,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다만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무장 반란에 연루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23일 곤궁에 빠진 모습으로 동영상에 나와 프리고진에게 봉기를 멈추라고 촉구한 게 마지막이었다.

안드레이 유딘 항공우주군 부사령관,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군사정보 부사령관 등도 구속됐다 풀려났으나 직위가 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이 반란 때 표적으로 삼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여전히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직위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의 단결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이들을 그대로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최근 러시아군에서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배치된 장성 이반 포포프가 군 수뇌부에 불만을 토로하다가 경질돼 파문이 일었다. 포포프는 부대원들에게 보낸 음성 메시지에서 “군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군 지휘부가 군의 목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년 넘게 고전한 러시아군에 누적된 불만이 보인다며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비판론자들이 대담해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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