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도 외교…김건희는 ‘감각 있는 셀럽’” 與 적극 엄호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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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野, 영부인 악마화” 박민협 “사과하면 달라지나”
김병민 “물건 산 건 없다”…일부는 사태 커질까 ‘침묵’ 택하기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1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1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가 순방 기간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명품 쇼핑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적극 엄호에 나서고 있다. 일부 원외 인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당 지도부 등 원내에선 김 여사에 대한 엄호 혹은 침묵을 택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리투아니아 언론 보도를 보면 (김 여사의) 행보가 젊고 패션 감각 있는 셀럽이라고 인식되고 있다”며 김 여사 두둔에 나섰다.

그는 또 “대통령 부인의 행보 자체가 하나의 외교적 행보일 수 있다. (다른 영부인들과) 모든 행보를 같이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해 피해가 극심할 때 한국 언론에 공개된 시점 탓에 논란이 발생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가 ‘가게 직원이 오라고 해서 들어갔을 뿐’이라며 이른바 ‘호객 행위 해명’을 내놓은 데 대해선 “수세적인 변명을 하는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표현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김 여사와 관련되면 악마화하는 게 만연화돼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 쇼핑 관련한 현지 보도에 대해 “가십성 성격이 짙은 것 같다”며 “현지를 둘러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비호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국내에선 김 여사가 쇼핑을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닌 것처럼 많은 정치공세가 쏟아졌다”며 “실제 (김 여사가) 물건을 산 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해 복구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공세로 보일 수 있는 언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야당의 비판에 반박했다.

같은 날 박민협 부대변인 역시 YTN에 출연해 “민주당이 불필요한 정쟁화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김 여사 측에서) ‘네 쇼핑했습니다’라고 했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할 것이고, ‘쇼핑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할 것 아니었겠나”라며 “결국 사과를 하라는 건데, 사과하면 또 뭐가 달라지겠나. 사과해도 진정성이 없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ZMONES.LT)'는 7월12일(현지 시각) 김건희 여사와 수행단이 수도 빌뉴스의 명품 취급 편집샵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7월11일 해당 샵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 주모네스 홈페이지 캡처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ZMONES.LT)'는 7월12일(현지 시각) 김건희 여사와 수행단이 수도 빌뉴스의 명품 취급 편집샵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7월11일 해당 샵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 주모네스 홈페이지 캡처

여당 내 김 여사 논란에 대한 ‘대리 해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할까 전전긍긍하는 기색도 감지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거나 쓴소리를 내놓기보단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충남 수해 지역에서 김 여사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답변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당 차원에서 알지 못해 특별한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러한 여당의 태도를 두고 여당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총선) 공천에 눈이 멀어, 국민의 대변자가 되어야 할 여당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과연 정치할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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