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항구 향하는 선박 ‘맞불 위협’…흑해 긴장감 고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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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러시아 “흑해 항구 가는 화물선 경고”에 응수
美 “러, 민간 선박 공격할 수도”…러 “완전히 조작” 반발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곡물을 실은 한 선박이 1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곡물을 실은 한 선박이 1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로 가는 선박에 대해 “군사 화물 운반선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자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항구로 가는 선박은 조심하라”며 맞대응 경고를 했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자정부터 러시아가 통제 중인 항구로 가는 모든 선박은 “모든 관련된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그러면서 이날 새벽 5시부터는 흑해 북동부와 케르치 해협에서 운항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위험으로 간주돼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는 전날 러시아가 내놓은 위협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로 가는 화물선에 대해 잠정적으로 군사 물자를 실었을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고, 일부 구역에서 운항을 금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는 다시 한번 야만적으로 전세계의 자유로운 항행 권한을 침해했다”면서 “또한 수백만 명을 굶주림으로 몰아넣으면서 식량 안보를 망가뜨렸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지난 17일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흑해 바닷길을 둘러싼 양측 긴장이 고조되면서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가로막히자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흑해 운송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러시아는 그러나 협정 약 1년만인 이달 이를 종료한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곡물 시장에 다시 최대 악재가 드리운 상황이다.

러시아군은 협정 중단 발표 직후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에 공습을 퍼부으며 기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흑해에서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러시아가 흑해를 지나는 민간 곡물 선박에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을 미 정부가 포착했다고 20일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최근 미국이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 근처에 추가로 기뢰를 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조처가 추후 민간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사전 작업의 가능성이 있다는 커비 조정관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민간 선박 공격설이 조작된 것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20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민간 선박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몰아세우려는 시도는 완전히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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