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정서와 메시지가 흥행 배경으로 꼽혀
《엘리멘탈》이 《인사이드 아웃》을 넘어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디즈니‧픽사 작품으로 등극했다. 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엘리멘탈》은 개봉 40일째인 지난 23일, 19만3000명을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 수 503만 명을 기록했다. 종전까지 디즈니‧픽사 작품 중 국내 최고 흥행작은 4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인사이드 아웃》(2015)이었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등 4개 원소를 의인화한 캐릭터들이 사는 도시인 엘리멘탈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한국계 미국인인 피터 손 감독이 한국을 떠나 뉴욕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엘리멘탈》은 올해 개봉한 모든 개봉작 중에서는 《범죄도시3》(1067만 명), 《스즈메의 문단속》(554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스즈메의 문단속》과는 관객 수 차이가 많지 않아 향후 2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개봉 초기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3》와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DC스튜디오 히어로물 《플래시》 등에 밀려 박스오피스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개봉 2주차부터 역주행 양상을 보였고, 지난달 24일에는 《범죄도시3》를 꺾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18일 동안 이 자리를 지켰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 개봉한 지난 12일부터는 2위로 밀려났지만, 주말에 하루 20만~30만 명을 동원하며 관객 수를 늘렸다.
《엘리멘탈》은 북미에서 픽사 애니메이션 사상 최악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엘리멘탈》의 개봉 후 3일간의 수익은 2960만 달러(374억2328만원)로, 지난 1995년 픽사가 첫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선보인 이후 28년 만의 최저 기록이었다.
하지만 개봉 후 꾸준히 가족영화로 입소문을 탔고, 3주 차에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흥행했다. 2018년 《인크레더블2》 이후 첫 1억 달러 매출이다. 국내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엘리멘탈》의 국내 수익은 497억원으로, 북미를 제외한 개봉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익이다. 한국인이 공감할 만한 정서와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국내에서 흥행한 배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