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햇반 전쟁’ 중인 쿠팡, 이번엔 “올리브영 갑질” 공정위 신고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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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업체, 올리브영 압박 못 이겨 쿠팡과 거래 포기”
쿠팡, 고립 작전 펼친 CJ그룹과 전면전 나섰나
올리브영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 ⓒ올리브영 제공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햇반 등 CJ제일제당 제품의 납품 단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쿠팡이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24일 유통업체에 따르면, 쿠팡은 “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을 향한 납품·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왔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이날 공정위에 제출했다.

쿠팡은 신고서에 “올리브영이 취급하는 전체 상품의 80%는 중소 납품업체들인데, 올리브영의 이 같은 행위는 거래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고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행위’로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쿠팡에 납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던 수많은 업체들이 올리브영으로부터 다양하게 압박을 받아 거래를 포기해왔다”고 밝혔다.

대규모 유통업법 13조에 따르면,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일례로 한 중소업체가 쿠팡에 납품 사실을 알리자, 올리브영이 해당사의 인기 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 납품을 방해했다는 것이 쿠팡 측의 주장이다.

쿠팡 측은 “많은 납품업체가 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며 “이로 인해 쿠팡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쿠팡 대구풀필먼트센터(FC) 전경 ⓒ쿠팡 제공
쿠팡 대구풀필먼트센터(FC) 전경 ⓒ쿠팡 제공

올리브영은 현재 시장에서 철수한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이 운영하던 ‘롭스’ 등 헬스앤뷰티(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심사관은 올리브영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취지로 심사보고서를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판단은 오는 8~9월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쿠팡과 CJ그룹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쿠팡과 CJ제일제당은 햇반 등 CJ제일제당 제품의 납품 단가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갈등이 정점에 다다른 지난해 11월에는 쿠팡이 햇반 등의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 업체 및 유통그룹들과 손을 잡으며 쿠팡을 압박했다. 쿠팡 역시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 성장과 고객 만족 측면을 부각시키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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